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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할 말 있다] 장애인 다양한 삶 보여주길

할 말 있다  2002.04.24 11: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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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일묵‘장애인 먼저’실천중앙협의회추진본부장





우리는 정보화, 세계화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민들의 사고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인식만큼은 과거의 부정적 장애인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는 우리가 장애인에 대한 온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언론의 영향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우리의 언론은 장애인을 ‘불쌍하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보고 있으며 언론이 만드는 이러한 이미지는 보도를 통하여 그대로 수용자에게 전달된다. 이는 수용자에게 장애인 전체의 이미지로 받아들여지며, 결과적으로 사회적 편견을 형성하여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권리를 행사하며 살아가는데 큰 장벽이 되고 있다.

우리 협의회는 언론의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여 지난 97년부터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언론모니터를 실시하였다. 지난 한해 동안 10대 종합일간지를 분석한 결과에는 이러한 현상이 어김없이 나타났다.

‘상술에 눈 먼 쇼핑몰’, ‘현지어 못하는 벙어리 외교관’, ‘절름발이 행정’, ‘짝다리 외교’, ‘외다리 보험왕’, ‘장애인이 교수돼’. 이상은 신문을 펼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면서 독자의 오랜 기억 속에 남게 되는 제목 중 장애와 관련된 내용들이다. 우리가 무심히 읽고 넘기는 제목들이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차별의식이 스며들어 있다.

보도사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장애인의 다양한 모습이나 한 개인으로서의 자립적 이미지보다는 비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을 밀어주는 등 의존적인 모습이 많으며, 내용면에서도 장애극복과 미담 사례에 치중해 소수 장애인만을 특정하게 부각시킨 경우가 많았다.

마감시간에 쫓겨 사는 기자들이 매번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생각하며 기사를 작성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단어 하나, 사진 한 컷의 영향력을 생각해 볼 때, 언론인으로서 좀 더 책임의식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장애인의 장애유형은 다 다르고, 삶의 방식도 다양하다. 앞으로 언론에서 장애인의 다양한 삶의 모습이 많이 보여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