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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편성규약 아직도…

서정은 기자  2002.05.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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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방송법상 의무적으로 제정·공표해야 하는 방송편성규약을 법 시행 2년이 넘도록 제정하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로부터 편성규약 미제정 사유로 고발되자 서둘러 편성규약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편성위원회 설치 등 핵심 쟁점에선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사측은 최근 “제작종사자의 자율성 및 편성권 침해가 발생할 경우 노사 공방협을 통해 해결을 요청하고 공방협 운영에 관한 사항은 공방협 운영규정에 따른다”는 요지의 회사 편성규약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SBS 편성팀 한 관계자는 “노조와 세부적인 실무협상만 남았다”며 “기본 방향에는 큰 이견이 없어 올해 상반기까지 편성규약을 제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구성 등 노조안이 공방협 규정에 제대로 반영된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일단 선언적 의미만 담은 편성규약부터 제정하고 추후 공방협 규약을 논의하자는 회사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핵심 쟁점을 빼고 기존에 합의된 내용만으로 편성규약을 제정,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회사 방침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SBS는 지난해 11월 언론개혁시민연대로부터 편성규약 미제정 사유로 고발당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지검에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나 언개연이 항소해 현재 고검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SBS 한 관계자는 “방송법상 편성규약 제정 기한이 없어 서울지검은 무혐의 처리했으나 고검은 보다 강력한 입장인 것 같다”며 “회사도 고검으로 사건이 넘어가면서부터 서둘러 편성규약을 제정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