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반 전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10여건 정도 있었다. 언론관련 문건은 중앙언론, 지방언론 두 종류였다. 또 ‘정권재창출 접근 방안’이 있었고, 나머지는 ‘해남군 공공근로사업 문제’, ‘DJ 측근 청렴도 조사’ 등 당시 신문기사를 스크랩한 것이었다. 양은 A4 한두장부터 네다섯장까지 다양하다.”
-문건은 언제 작성해 전달했나.
“99년 여름에 한꺼번에 전달한 것으로 기억한다. 검찰에서 보니까 99년 8월이라고 나와있다.”
-중앙언론 관련 문건 내용은.
“제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개혁완성을 위해 중앙언론사 개혁 시급’이라는 것이었다. 당시 언론은 대안을 찾는 비판보다는, 정권을 비판하기 위한 비판을 하고 있었다. IMF 직후 국민의 최대관심사였던 국가신인도 제고에도 언론보도가 악영향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까웠다. 문건내용은 너나없이 구조조정하고 있는데 언론사라고 특혜를 주거나 조세정의 원칙에 어긋나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세무조사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언론사가 경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좋은 기사로 승부할 수 있도록 시장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썼다. 하지만 정권의 입맛대로 해서는 안되며, 시장원리에 맞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사 소유경영 문제도 언급했나.
“언급했다. 언론사 소유 경영이 구분돼 있지 않다. 그래서 편집권 독립이 지켜지지 않는다. 언론이 공적기능을 다하기 위해서 이같은 구조적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안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개혁의 필요성에서 접근했다.”
-지방언론 관련 내용은.
“제목은 ‘지방언론 개혁 위한 접근 방안-광주전남 지역 중심으로’였을 것이다. 중앙언론 개혁을 위해서는 지방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제기한 것이다. 지방언론이 모기업의 방패막이 노릇을 하는 구조적 문제, 사주비리 등 전반적 문제를 지적했다. 특정언론사를 지칭하지는 않았다.”
-지방언론 폐간 문제를 지적했나.
“지방언론이 제대로 활성화됐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고, 신문이 많다는 지적이 많아 제기한 것이다. 접근 방법이 극단적이고 동료, 선후배들에게 미안한 것이지만 우리(지방언론)가 모범을 보이자는 취지로 말한것이다.”
-어떤 경위로 문건을 작성했나.
“동교동계와 가까운 한 사람(박모 전 허경만 전남도지사 직소민원실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만나서 얘기하다 내가 ‘현정권이 어려운 시기에 정권을 잡았지만 하는 것마다 잘 안되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을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그 인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생각을 모으는 게 좋지 않겠느냐, 생각을 정리할 수 있으면 정리해달라’고 했고, 평소 생각을 정리해주겠다고 답했다.”
-문건이 이수동 씨에게로 전달된 것은 알았나.
“박 실장에게 줬고, 박 실장이 고위관계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들었다. 이수동 씨라는 것은 그 이후 알았고, 박 실장을 통해 두 번 만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