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디어연구소 설립 계획을 밝힌 조선일보가 언론학계 등 관련 학자들을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존 언론에 비판적이거나 개혁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소장학자들도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조선일보는 지난 3월 9일 사고에서 “미디어연구소는 방일영문화재단의 출연금을 통해 사단법인으로 설립되며 연구 분야는 신문 연구, 국내외 미디어 동향 연구, 신문사 경영전략, 판매 및 광고 마케팅 전략, 뉴미디어 전략 등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당시 조선일보는 “연구소는 박사급 연구위원 5∼6명과 석사급 연구위원, 신문사내 학술 전문기자 등 10여명으로 구성하고, 방일영 문화재단에서 20억원을 출연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일보측은 미디어연구소 설립 발표 전후로 다양한 층의 학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개혁을 위한 100인 모임’에도 참여하고 있는 한 언론학 교수는 “이달 초에 미디어연구소와 관련해 조선일보 관계자들을 만났으며 연구소의 연구위원직을 권유받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언론학자를 중심으로 연구위원을 위촉 중’이라며 제의를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면서 “언론자유에 관한 연구활동을 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연구소가 특정 언론사의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언론개혁을 위한 100인 모임’은 언론개혁을 지지하는 현직 언론인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인사들의 모임이다.
언론 보도와 관련 비판적인 칼럼을 게재해온 한 언론학과 교수도 “지난해 조선일보 관계자와 만나 미디어연구소 활동에 대한 의견을 나눈 적이 있다”며 “이 자리에서 자문위원직을 제의 받았으나 당시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언론사가 자체적인 분석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 자체는 긍정적인 일이라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연구소 준비 현황과 관련 조선일보의 한 관계자는 “아직 참여 면면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상근자로 박사급 인력을 채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학자들을 만나 학계 여론을 최대한 수렴해왔다. 이달 초까지는 관계부처에 사단법인 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라며 “연구소는 언론학계, 언론업계에서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