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씨로부터 1000만원을 건네받고 이씨와 5억원의 차명계좌를 함께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KBS 라디오제작센터 이모 부장이 특가법상 알선수재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된 김성환씨와 2억1500만원의 돈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 중수부의 김성환씨 구속영장에 따르면 △김성환씨는 2001년 2월 회사돈 2억원을 이 부장에게 사적으로 빌려주고자 박모씨 명의 앞으로 송금하고 △2001년 5월 이 부장으로부터 개인적으로 빌린 차입금의 상환조로 홍모 명의 앞으로 회사돈 15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씨를 통해 김씨의 고교동기인 김성환 씨와도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검 한 출입기자는 “이용호 씨와의 돈 관계가 드러났던 이 부장이 홍업씨와 가까운 사채업자 김성환씨와도 돈거래를 한 사실이 밝혀져 검찰에서는 이들의 돈 거래에 홍업 씨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았던 이 부장은 지난 1월 초 휴직을 신청하고 호주로 연수를 떠났다. KBS는 이용호 게이트 연루와 관련 이 부장에 대한 자체 감사를 벌여 지난 3월 특별인사위원회를 열고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사규 위반 규정에 따라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정직은 오는 28일로 끝나며 28일 이후로는 본인 요청에 따라 무급휴직 처리된다.
언론노조 KBS본부 한 관계자는 “회사에 이 부장의 연수를 취소하고 불러들일 것을 요구했으나 본인이 무급 휴직을 자원했기 때문에 내부 규정상 복귀시킬 명분이 없는 상태”라며 “사내에 이 부장과 관련된 여러 소문들이 나돌고 있어 자체적으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