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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승희씨 언론상대 사기 또 드러나

중앙언론사 정모상무에 '전무 승진' 미끼 500만원 받아

김상철 기자  2002.05.08 13: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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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구속 기소된 도승희 전 인터피온 사외이사가 몇몇 언론인들을 접촉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져 관심을 모았다. 도씨는 인사 청탁 등을 미끼로 7명으로부터 1억6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도씨는 지난 4월 거론됐던 이모 전 경제지 사장과 함께 정모 전 서울지역 언론사 상무에게도 접근, 전무직을 미끼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도씨는 지난 2000년 3월경 “내부에서도 평이 좋은 것으로 안다. 전무직을 알선하겠다”며 접근, 정 전 상무에게 500만원을 받았다. 또 한 지역 라디오방송사 성모 전 본부장에게도 본부장 연임을 시켜주겠다며 1100만원을 받기도 했다. 도씨는 이에 앞서 지난 2000년 3월 이모 전 경제지 사장에게 장관직을 제의하며 3차례에 걸쳐 18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 전 상무는 지난 6일 도씨한테 전무직 알선을 대가로 돈을 준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정 전 상무는 “2~3년 전 후배들을 통해서 도씨를 알게 됐고 몇번 식사를 같이 한 적이 있다”며 “당시 도씨가 ‘알아보니 사내 후배들에게 평이 좋은 것 같더라. 전무를 해보는 게 어떠냐’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정 전 상무는 “그 이후 다시 연락이 와 2000년 3월경 무교동 인근 식당에서 만났었고 그때 도씨가 ‘사람들 만나고 하는데 돈이 드니 용돈을 좀 주면 좋겠다’고 해서 500만원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언론사는 2000년 들어 전무직을 폐지했었다.

정 전 상무는 “당시에도 이미 전무직이 없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도씨가 자신을 신아일보 기자 출신이라고 소개해 언론계 후배로 생각, 용돈 삼아 돈을 줬던 것”이라며 “그 이후 연락이 오거나 연락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 검찰 출입기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 “도씨는 실형 3번을 포함해 입건 전력만 21회에 이르는 전형적인 사기꾼인데, 본의든 본의 아니든 도씨 행각에 언론사 간부들이 거론돼 씁쓸하다”고 말했다.

김상철 기자 ksoul@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