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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신문' 아닌 '함께 하는 신문' 만든다

경향·중앙·한겨레 등 독자면 제작…참여도 낮아 어려움도

취재팀  2002.05.08 1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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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지면이 늘어나고 있다. ‘보는’ 신문에서 ‘함께 하는’ 신문으로 간다는 긍정적인 취지가 있지만 참여도가 낮아 애로사항도 있다.

올해초 가장 먼저 독자언론면을 신설해 ‘출동! 독자가 기자로’를 시작한 한겨레는 매주 토요일자에 한면씩 독자들이 직접 취재하고 작성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기자보다 앞서 그늘진 곳을 찾아간 뜻있는 목소리를 담겠다”는 게 이 면의 취지다.

‘에바다 그들의 눈물을 잊으셨나요(3월 23일자)’라는 기사를 보도했던 다산인권센터 노영란 씨는 “사건 발생 6년이 넘도록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지리한 싸움이 계속되는 에바다 사건을 환기시키기 위해 기사를 쓰게 됐다”며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기사를 쓰는 것이 어려웠지만 보도 후 에바다 사건에 관심을 보이는 전화가 오는 등 반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노씨는 또 “독자언론면을 통해 언론에서 외면하는 소외된 곳의 목소리를 담는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취지는 좋지만 실제 참여자들이 적은 것이 담당 기자들의 고민이다. 최성민 한겨레 여론매체부장은 “독자언론면은 독자접근권을 적극 보장하는 새로운 시도”라며 “하지만 자발적 참여가 저조해 대부분 시민단체 등에 요청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말했다.

중앙일보는 지난달부터 ‘독자출동’난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언론부로 독자 제보가 들어오면 1차로 내용을 검토한 뒤 기자와 독자가 함께 현장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방식이다. 주부 두 명과 함께 한 일산 학원가의 유흥업소 실태, 문중 납골묘에 대한 제도적 지원 부족 등이 지금까지 실린 기사들이다.

김기평 시민언론부 차장은 “독자출동난은 출입처를 벗어나 독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출입처를 떠난 기사는 취재에 품이 많이 들지만 그만큼 독자들이 절실하게 원하는 실생활 정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지난 6일 선정한 114명의 ‘e메일 옴부즈만’을 통해 독자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옴부즈만이 사설, 칼럼, 편집형태 등 지면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홈페이지에 올리면 이를 오피니언면에 가감없이 반영한다는 것. 강진구 종합기획부 기자는 “지면 모니터 수준에서 벗어나 월 1∼2회 옴부즈만을 상대로 실시할 설문조사 결과와 옴부즈만의 의견 등도 게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