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자로 경향신문에 눈길을 끄는 인사 발령이 났다. 조응준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 겸 구조조정위원회 의장으로 선임한 것.
조 신임 부회장은 미 휴스턴대학에서 공학박사 및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원자력연구소 한화그룹 삼성그룹을 거쳐 삼양사 자문역, 녹십자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상아제약 대표이사 사장, 독일 라인바이오텍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조 부회장이 구조조정 및 M&A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인사라는 점이다. 경향신문이 부회장직까지 신설하며 조 부회장을 영입한 데에는 ‘절실한’ 이유가 있다. 조 부회장은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경향신문이 내놓은 카드다. 지난 98년 3월 사원주주회사로 재출범한 이후 경향신문에는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문제가 당면 과제로 제기됐다. ‘독립언론’에 걸맞는 지면 제작이라는 고민의 다른 한편에선 한화와 분리 당시 20년 거치 30년 상환 조건으로 떠안은 5000억원대의 부채와 900억원대의 리스차입금이 경영의 발목을 붙잡아왔다. 리스의 경우 매년 이자 부담만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경향신문은 지난달 이채락 부사장 강신철 전략기획본부장 강기석 편집국장 등 간부사원으로 구성된 구조조정위원회를 출범,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모색해왔고 이를 전담할 인사로 조 부회장을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조 부회장은 경향신문 경영의 양대 현안인 한화 부채와 리스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중책을 맡은 것이다. 이채락 부사장은 “그만큼 현안이 중차대하다는 의미”라며 “경제논리에 입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헌철 기획부장은 이와 관련 “한화 부채와 리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어떤 방법의 자구노력도 성공하기 힘들다는 게 조 부회장의 판단”이라며 “현안이 정리되면 인력이나 비용 절감이 아닌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는 작업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출장 중인 조 부회장은 16일 귀국, 경향신문 구조조정위원회 회의를 거쳐 세부안을 확정하고 한화, 리스사와 협상 등 향후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경향신문이 경영난 타개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