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노 후보 띄우기'-'과잉 대응' 팽팽

'MBC스페셜' 편파보도 논란 쟁점 분석

박미영 기자  2002.05.15 13:34:40

기사프린트

한나라 “노사모 집중 미화…의도적이다”

MBC “기획의도대로 방송…자율권 침해”





지난 5일 방영된 MBC스페셜 ‘국민참여 경선제-제1부 정치, 시민이 바꾼다’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노사모 부각을 통한 노무현 후보 띄우기”라며 당 소속 의원들의 MBC출연거부까지 선언하고 나섰다. 그러나 제작진은 “보도 또는 토론 프로그램과는 다른 다큐멘터리로서 ‘시민이 정치를 바꾼다’는 기획의도에 맞게 방송했을 뿐”이라며 “한나라당이 과잉대응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쟁점이 되고 있는 양측의 주장을 들어봤다.

△노사모 활동 집중 편집=한나라당은 “MBC스페셜이 노사모의 활동을 한편의 정치드라마로 미화해 편집하고 어린이들이 지지 활동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주는 등 노사모 회원들의 활동을 집중적으로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국민의 참여로 정치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 프로그램의 취지였고 ‘노사모’는 그 주제에 맞는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이런 주제를 다루지 말라는 것은 제작 자율권 침해”라며 “‘창사랑’의 경우 회원수나 분위기로 볼 때 국민 참여로 볼 수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으나 한쪽만 너무 부각시킨다는 얘기를 들을까봐 취재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창사랑 측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거나 제대로 취재협조를 하지 않아 균등한 편집을 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민주당 성향 인사 출연=한나라당은 “정대화 교수, 조기숙 교수, 유시민 평론가 등 대부분 출연진들이 민주당 지지 성향의 인사들로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는 발언을 해줄 사람들을 찾았을 뿐이다. ‘국민참여 경선제-제2부 개혁의 조건’을 보면 이들은 금권선거와 보스정치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며 여당을 비판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꼭 민주당지지 성향 인사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경선 의미 폄하=한나라당은 “MBC스페셜이 한나라당 경선을 대의명분에 떠밀려 마지못해 실시하는 것처럼 방송하는 등 민주당 따라하기로 폄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민주당 경선에 대해서도 각 종 게이트 등 내부의 분란을 덮기 위해 국민참여 경선을 돌파구 차원으로 실시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한나라당 경선이 민주당 경선 뒤에 실시된 것은 사실 아니냐”고 반문했다.

△노무현 후보미화=한나라당은 “노무현 후보의 3당 합당 반대 모습과 의원직 사퇴 등 긍정적인 측면만을 부각하고, 동서화합을 이룰 ‘아름다운 바보’로 묘사하는 등 미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시민이 정치를 바꿔 나간다는 주제에 따라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낀 시민이 왜 이인제 대세론을 노무현 대세론으로 바꾸었냐는 부분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지 미화는 아니었다”며 “2부 개혁의 조건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YS를 찾아간 것을 비판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편집상의 문제=한나라당은 “화면과 배경 음악에서 ‘노무현 후보’ 관련해서는 밝고 경쾌하게 편집한 반면, 다른 후보는 상대적으로 혼란스럽고 무겁게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의도적으로 어둡게 촬영하거나 할 수 없다. 이같은 주장은 방송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직접 촬영한 것도 있고 보도국에서 받은 화면도 있는데, 당시 현장 분위기 그대로 반영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외에도 이부영 후보와 최병렬 후보가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의 불공정 문제를 지적한 것과 관련해서도 “의도적인 편집으로 한나라당 경선의 문제점을 부각시켰다”고 주장했으나, 제작진은 “한나라당 내부의 주장까지 편파보도라고 한다면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