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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지방선거 '관심 없다'

지역 현안·정책 무관심…대선 관련 사항만 편중 보도

김동원 기자  2002.05.22 13: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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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 1∼5월 지방관련 여론조사 7.3% 그쳐





6·13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언론의 대선 보도 편중으로 인해 지방선거 관련 보도가 사실상 실종되고 있다. 관련기사 5면

여야 모두 대통령 후보를 확정하고 사실상 선거전에 돌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방선거를 대선 전초전으로 받아들이는 정치권 흐름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지방선거 고유의 의미와 자체 이슈 등에 대해 응당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실례로 언론이 선거의 해를 맞아 최근까지 무수한 여론조사 보도를 쏟아냈지만 지방선거 관련 여론조사는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권혁남 교수가 최근 집계한 데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5월 18일까지 10개 중앙 일간지가 총 82회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가운데 지방선거 관련 조사는 고작 6회(7.3%)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보도에서 여론조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놓고 볼 때 지방선거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대선 편중 현상은 구체적인 보도양태에서도 드러나, 여야 각 당의 지방선거 전략이 대선 전략의 한 부분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주로 각 당 대선 후보의 선거전략과 연관된 사항에 초점을 맞춰 보도되고 있다. 수도권이나 부산 등 광역단체장 선거는 ‘대선 향배 가늠자’ 또는 ‘대선 후보 대리전’ 등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판세 분석의 경우도 향후 대선 지지도를 판단하는 척도 정도로 언급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이란 지자체 선거 본연의 의미나 지역 쟁점, 정책 이슈 등에 대한 차분한 접근과 분석은 드물다. 또 지자체 선거인 점을 감안할 때 각 지역의 유권자들이 실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지역 현안과 요구사항이 무엇인지를 심층 기획하거나 현장 접근한 보도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광역단체장 선거 보도에선 특히 서울 시장선거 편중 현상을 보이고 있다. 카인즈(KINDS)로 지난 4월 16일부터 한달 동안 10개 일간지를 대상으로 검색한 결과, 민주당 김민석 후보(검색어=김민석&서울&선거)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검색어=이명박&서울&선거)의 관련 기사건수는 각각 76건과 62건인 데 비해 다른 수도권 후보들은 턱없이 적은 수치였다. 인천에 출마한 민주당 박상은 후보(검색어=박상은&인천&선거)와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검색어=안상수&인천&선거)의 경우 기사건수가각각 33건과 31건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지사 선거의 경우 민주당 진념 후보(검색어=진념&경기도&선거)는 재경부 장관 사퇴논란의 영향 등으로 같은 기간 70건을 기록했으나 한나라당 손학규 후보(검색어=손학규&경기도&선거)는 24건에 그쳤다.

서울시장 선거 보도의 경우 후보자 인터뷰는 물론, 정책과 쟁점에 대한 소개 및 분석이 줄을 이었으나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광역단체 및 기초단체장 후보자들은 경력 사항이나 주요 공약 사항 등에 대한 소개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대 신방과 권혁남 교수는 “지방선거 투표율이 해를 거듭할수록 떨어지는 데는 언론의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도 한 원인”이라며 “지방선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눈 높이와 관심사에 초점을 맞춘 보도태도 정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wo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