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취재원 진돗개, 셰퍼드, 골든리트리버, 애견동호회. 주요 취재처 충무로 애견거리, 애견센터, 애견카페, 동물병원. 김태충 스포츠서울 사회부 기자는 주위에서 ‘애견 전문기자’로 불린다. 경력으로 따지자면 2000년 11월부터 스포츠서울에 ‘김태충의 개사비사’를 1년간 연재했고, 지난해 12월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펫라이프(pet life)’ 지면을 만들고 있다.
“2000년 6월 야구부에서 사회부로 옮기면서 6·15 남북정상회담 때 남북이 진돗개와 풍산개를 맞교환 했다는 내용을 특종보도 했어요. 그 덕분에 진돗개에 관심을 갖게 돼 사회면에 관련 기사를 쓰기 시작했어요. 이전에는 개에 대해 잘 몰랐죠. 어렸을 때 집에서 개, 닭, 다람쥐, 양, 염소를 키운 정도였어요. ‘김태충의 개사비사’는 그해 10월에 시드니올림픽 출장을 다녀온 후 노창현 당시 사회부장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됐고요. 그 때부터 이 쪽에 발목이 잡힌 거죠. 정식 전문기자는 아니고 전담기자 정도예요.”
진돗개 5회, 투견 5회 정도로 계획했던 ‘개사비사’ 시리즈가 독자들의 반응이 좋아 100회 가량으로 늘어났고, 내친김에 노창현 부장과 김 기자가 기존 일간지에서는 볼 수 없던 애완동물면을 만들자고 제안하게 된 것이다.
“개를 직접 키우는 순수 애견인만 300만 명에 달해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애견시장 규모는 수조원으로 추산되고요. 인터넷을 통해 펫마니아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요. 지금까지 언론이 무관심했던 ‘펫문화’가 신문의 ‘틈새시장’으로서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죠. 펫마니아라는 새로운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고, 광고시장도 형성돼 있어요. 6개월 내에 승부를 건다는 생각으로 ‘펫라이프’를 시작했어요.”
‘펫라이프’에 대해 처음부터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얘깃거리’가 되겠느냐는 내부 우려도 있었고, ‘펫’이라는 용어도 낯설어했다. ‘개사비사’가 50회를 넘어서자 한 선배기자는 “그러다 개 (전문)기자 된다”며 이미지 손상을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견문화에 대한 언론의 관심과 전담기자의 필요성에 대한 김 기자의 생각은 확고하다. 특히 ‘1000만원 짜리 비싼 개가 있다’ ‘글을 읽는 진돗개가 있다’는 식의 화제 중심 기사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고지적했다. 사육환경의 낙후성, 분양시장의 비건강성, 사료시장의 부도덕성, 고가의 의료비 등 생명체와 직접 관련된 애견시장의 문제점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는 얘기다.
“예컨대 사료회사는 사회의 감시망에서 자유로워요. 외국산 사료 한 포대를 수입해서 10포대로 나누고, 값싼 사료를 섞어 시중에 팔고 있어요. 애견산업은 애견인구의 폭발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애견동물 시장에 언론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죠.”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