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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수정…선거광고 갈등 잇달아

서정은 박주선  2002.05.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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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민주당 비판 시민단체 광고 게재 안해

중앙일보 KBS 비판 이문옥 후보 광고내용 수정





선거철이 시작되면서 신문지면에 선거 관련 광고가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신문사는 광고 내용이나 게재 여부를 놓고 광고주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광주일보는 지난 23일자에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광주전남연대회의)측의 성명 광고를 게재하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하는 바람에 구설에 올랐다.

최강은 광주전남연대회의 사무처장은 “22일 광주일보 광고국의 이모 부장과 광고 게재를 약속했고, 22일 저녁에 광고문안을 넘겼다”며 “23일 오전 9시에 갑작스럽게 광고 게재를 취소한 것은 외압이 작용했거나 정권에 대한 언론사의 눈치 보기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시도민에게 사과하지 않는 한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는 제목의 광고는 “민의를 무시한 불공정한 경선 관리, 온갖 불법·타락 선거의 정점에 민주당이 서 있다”며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후보들의 부정부패를 고발하고, 응분의 조치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영우 광주일보 광고이사는 이에 대해 “22일 광고국 직원이 광고 문안을 보고 문제없으면 실어주기로 하고 가져온 것”이라며 “23일 오전에 광고문안을 본 결과 문제가 있어 게재하지 않기로 했고, 외압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문제점으로 △광고료가 너무 낮았고 △광고에 나온 86개 시민사회단체의 실제 동의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고 △지역구 별로 지적한 문제점이 확정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 사무처장은 “광고료를 200만원으로 하기로 했고, 광고 담당자가 시민단체라서 싸게 해줬다는 얘기까지 했었다”고 반박했다. 또 “광고에서 밝힌 지역구별 문제는 모두 보도된 것이었고, 22일 저녁 광고국 직원이 광주전남연대회의 사무실에서 광고 문안을 작성하는 것도 봤었다”며 “석간 마감에 맞춰 23일 아침에 교정을 보기로 했다가 갑자기 광고를 취소한 것에 대한 변명으로는 궁색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이 광고는 24일자 무등일보에 게재하기로 했다가 무등일보측에서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계약을 취소해 게재가 무산되기도 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인 이문옥 씨 지지모임인 ‘깨끗한 손’의 광고를 게재하면서 두 차례 수정을 했다. KBS가 민주당과 한나라당 후보만을 방송토론에 초청한것에 항의하는 ‘깨끗한 손’의 광고 ‘KBS가 사고를 쳤습니다!’가 ‘KBS는 편파방송을 계속하라!’로 바뀐 게 첫 번째다. 지난 20일 전달된 ‘깨끗한 손’의 광고 카피가 중앙일보의 표현 완화 요구로 수정된 것이다. 그러나 다음날 8면에 게재된 광고는 ‘깨끗한 손’과 사전 조율없이 제목 디자인과 크기가 바뀌었다.

‘깨끗한 손’의 한 회원은 “원래 광고 필름에는 제목이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돼 있었는데 중앙일보측이 한마디 상의 없이 검은 바탕을 빼고 글자 크기도 줄였다”며 “광고의 항의성 느낌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 광고심의위원회 한 관계자는 “디자인의 전체적인 균형을 생각하다 보면 글자 크기 조절 등 광고 디자인에 조금씩 손대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