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주5일 근무로 가는데 기자들은 주7일 근무시대 개막이다.” “솔직히 ‘16강 진출 안했으면…’ 하는 맘도 든다.”
‘마의 6월’이 온다. 오는 31일부터 6월 30일까지 월드컵이 진행되고 6·13 지방선거는 지난 28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16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지면도 속속 늘어난다. 신문사들은 이미 많게는 12면 적게는 8면 안팎의 월드컵 특집면을 발행하고 있다. 여기에 월드컵 기간 중 일요판 발행이 합세한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은 20면~24면의 일요판 발행을 준비 중이며 이미 16면+16면에서 20면+20면 체제로 증면한 한겨레도 월드컵 기간 내내 일요판 발행 방침을 세웠다. 경향신문 대한매일 한국일보 등도 다음달 2일부터 일요판을 발행하며 한국팀의 16강 진출 여부에 따라 발행 회수를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잠정적으로 일요판 발행 방침을 세우지 않은 곳은 국민, 문화일보 정도다. 16강 진출은 또다른 변수다. 각 언론사들은 16강 진출 여부에 따라 추가 증면도 검토하고 있다.
주어진 지면이나 화면이 없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업무난 가중이 더더욱 불가피하다. 연합뉴스는 월드컵, 지방선거 취재인력의 현장 투입으로 월드컵 기간 중 부장급 이상 국제뉴스국의 기획위원들이 야근 업무에 배치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경향신문의 한 기자는 “지금까지는 시작도 안한 셈이다. 월드컵이 개막되면 일은 그때부터”라고 말했다. KBS 스포츠국의 한 기자도 “3주째 못 쉬고 있다. 매일 아침 9시에 출근해 밤 11, 12시까지 일하는 생활을 되풀이하고 있다”면서도 “사안이 사안인지라 쉴 입장이 안된다”고 말했다.
대한매일 월드컵취재반의 한 기자는 “업무량도 업무량이지만 경기시간이 겹쳐 초판 중간판 시내판에 계속 새로운 기사를 채워 넣어야 하는 것이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한국팀의 경우 폴란드, 포르투갈과의 경기는 오후 8시 30분에 열린다. 이 기자는 “단순히 낙수로 채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양적 부담만큼이나 질적인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선거취재반 입장에서도 지방선거와 각 지역의 월드컵 경기 일정이 겹치면서 추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 됐다. 한국일보 조재용 정치부장은 “정치부에서 월드컵 취재에 2명이 차출됐다. 지방선거는 사회부, 지방 주재기자들과 함께 준비한다”며 “선거 관련 시리즈, 특집물들은 평소 일 끝내고 저녁에 작성해야한다. 어차피 바쁜 일정은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기자들은 ‘특별한 사안’ ‘특별기간’이기 때문에 업무량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현재로선 회사의 토요근무 수당 등 ‘사후 보상’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지면과 화면은 널려있고, 기자들에게는 몸을 던지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