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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조선> 노무현 후보 장인 좌익경력 보도 논란

서정은 기자  2002.05.29 11: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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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권영빈 주필“색깔 입히기는 잘못된 검증”

월간조선 선 “실체적 진실” 확인 위한 노력”





중앙일보 권영빈 주필이 월간조선 6월호 노무현 후보 장인의 좌익경력 보도를 사례로 제시하며 언론의 ‘색깔 공세’를 우려하는 칼럼을 싣자 월간조선이 즉각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권 주필은 지난 24일자 ‘권영빈 칼럼-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나’에서 좌익 전향자로 생을 마감한 자신의 막내 삼촌 이야기를 꺼내며 “이데올로기의 갈등과 전쟁이 낳은 슬픈 가족사에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권 주필은 “(노후보의) 정치적 성공 여부가 장인의 빨갱이 경력에 따라 좌우된다거나 그의 정책이나 생각에 장인의 빨갱이 색깔을 덧칠해 그를 추락시키려는 어떤 정략적 시도나 음모가 있다면 이는 단연 배격하고 물리쳐야 할 일”이라며 “월간조선처럼 한 후보의 모든 것을 발가벗기려는 검증적 취재는 돋보인다. 그러나 그 검증 자체가 특정 정치인에 색깔을 입히기 위한 목적으로 동원된 것이라면 이런 시도는 처음부터 잘못된 검증”이라고 밝혔다. 권 주필은 이어 “인공 시절 만난 적도 없는 장인의 전력을 문제삼아 그의 정치사상과 활동을 옥죄려는 여러 시도가 앞으로도 나올 수 있다”며 “이런식 빨갱이 사냥을 멈추지 않는 한 우리는 1950년대의 저 낡은 이데올로기의 족쇄에서 조금도 벗어날 수 없다”고 말을 맺었다.



이에 대해 월간조선은 “노 후보 관련 기사가 ‘빨갱이 사냥’인 것처럼 독자들을 오도하고 있다”며 권 주필에게 항의, 반론보도를 요구했고 중앙일보는 29일자 ‘열린마당’에 월간조선 취재기자의 반론을 실었다. 월간조선 김연광 기자는 반론문에서 “월간조선은 특정 정치인에게 색깔을 입히려는 의도가 아니라 사실관계를 확실히 하기 위해 취재를 했다”며 “학살 희생 가족들은 스스로 월간조선에 전화를 걸어 취재를 요청했고, 월간조선은 실체적인 진실을 확인하는 노력을 했을 뿐이다. 다른 후보에 대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똑같이 움직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권 주필은 “월간조선의 검증 취재 자체를 비판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정치적 목적으로 색깔을 입히려는 여러 형태의 시도가 나올 수 있어 이를 경계하려는 것이었다”며 “월간조선이 내 칼럼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반론을 제기해 이를 독자의견으로 실었다”고 말했다.

월간조선6월호는 집중취재 ‘남로당 간부 노무현 장인이 주도한 창원군 학살사건 피살자 가족들의 공개증언과 사실검증’에서 노 후보 장인의 ‘좌익사건 실록’, 피해자 유족들의 증언 및 공개편지,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 등을 27쪽에 걸쳐 자세히 보도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