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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하지 마세요"

월드컵 자원봉사자 장근의씨

김동원 기자  2002.06.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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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협 게시판에 ‘기자분들…’ 글 올려





“자원봉사자들에게 반말하지 마세요.”

지난달 28일 한국기자협회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영남권의 한 월드컵 개최도시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장근의(ID:jge444)씨가 ‘월드컵을 취재하는 기자분들 보세요’란 제목의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6일 한국과 프랑스 축구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린 수원 구장에서 자원봉사자 정아무개 씨가 나중에 사과를 받기는 했지만 경기 장면을 가린다는 이유로 한 사진기자에게 뺨을 맞고 축구협회 관계자에게 욕설을 들은 일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기자들에게 ‘한 마디’한 것이다.

“대다수 기자들은 그렇지 않지만 자원봉사자를 대하는 몇몇 기자들의 무례한 행동은 봉사하는 저로서도 맥이 빠지는 일”이라고 토로한 장씨는 “월드컵 때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무례하게 반말하지 말아달라”며 글을 이어갔다.

“하인 부리듯 의자에 기대앉은 상태에서 (자원봉사자에게) ‘이것 가지고 와라’ ‘저것 가지고 와라’ 하지 말고, 금연구역에서는 필히 금연해 주시고, 공짜로 나눠주는 기념품은 한사람에 하나씩만 가지고 가시고 동료를 핑계로 여러 개 가져가지 마시고, 앉은 자리는 항상 깨끗하게 정돈하고 쓰레기는 항시 쓰레기통에 버려주시고….”

사소한 부분까지 시시콜콜하게 지적한 면이 없지 않지만 월드컵 현장에서 기자들의 행동이 제 3자의 시선에 어떻게 비쳐졌는지를 돌이켜 보게 하는 대목이다.

때문에 장씨가 글의 끝부분에서 “기자 여러분은 그래도 이 나라에서는 덕망 있는 분들 아니냐”며 “여러분께서 솔선수범 하신다면 자원봉사를 하는데 더욱 신이 날 것 같다”고 한 언급은 한 번쯤 새겨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