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신문사들이 경력기자 스카우트 열풍이 도미노 현상으로 번지면서 지방신문사가 인력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영난으로 인력을 최소화한 지방사 입장에서 한 두 명의 공백도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해마다 계속돼온 스카우트로 “지방사가 인력 양성소인가”라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강원도민일보에서는 올들어 5명의 기자가 국민일보, 굿데이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65명 가량의 편집국 기자수에 비춰보면 10%에 가까운 인원이다. 이미 지난해에 6명, 재작년에 7명이 서울 소재 신문사로 스카우트 됐었다.
회사측 한 임원은 “기자들을 2∼3년 길러 놓으면 빼내가 허탈하다”며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업무 과부하가 걸려 어쩔 수 없이 예정에 없던 공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기자들을 막을 방법이 없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강원일보도 올 상반기에 경향신문, 굿데이, 스포츠조선 등으로 3명이 떠나면서 인력 공백이 생겼다. 급한 대로 신입사원 4명을 채용했다. 강원일보 한 기자는 “편집기자 유출이 특히 많고, 중앙지의 강원주재기자 상당수도 강원일보 출신”이라며 “중앙지가 좋은 보수를 앞세워 지방지에서 키운 사람들을 데려가는데 대해 불만이 높다”고 밝혔다.
경인일보에서는 최근 편집기자 2명이 국민일보로, 경기일보에선 편집기자 1명이 파이낸셜뉴스로 이직했다. 경기일보는 지난해에도 5명이 서울로 이동했다.
광주타임스는 지난달 정치부 기자 1명이 세계일보로 가면서 사회부 기자를 임시로 정치부에 파견했다. 광주일보에서는 최근 편집·취재기자 각 1명씩이 국민일보, 한겨레로 옮겼다. 광주일보 한 기자는 “편집부 10명 중 1명이 빠지면서 업무 부담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올 2월 구조조정으로 사람들을 내보내 신규 인력을 채용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이 기자는 또 “새로운 사람을 키워야 하는데 여건상 투자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천·경기, 강원에 비해 영남, 충청, 전북 등에서는 기자 이동이 적은 편이다. 대구 지역 한 기자는 “매일신문 기자 1명이 연초 동아일보로 간 정도”라며 “IMF 이후 옮길 기자는 다 옮겨가 더 움직일 인력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