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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40면' 스포츠지 '막가는' 증면 경쟁

스포츠 투데이 창간 '불씨'..3사 노조 시장혼탁·'근로조건 악화우려 '당장중단'성명

김상철  2000.11.03 20: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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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신문의 잇단 증면으로 경쟁이 과열되고 근무환경이 악화되자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 일간스포츠 등 스포츠신문을 발행하는 3개사 노조는 16일 공동성명을 내고 증면경쟁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스포츠신문들은 스포츠투데이 창간 전후로 경쟁적으로 지면을 늘려왔다.



IMF 이후인 지난해 8월 스포츠 3개지는 32면에서 24면으로 8개면 감면을 단행했으나 스포츠투데이 창간을 앞둔 올 3월 다시 32면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3월 11일 창간과 함께 스포츠투데이가 36면 체제를 들고 나오자 7월 들어 스포츠서울과 일간스포츠는 다시 36면으로 4개면을 늘렸으며 스포츠투데이는 곧바로 12일자부터 40면 발행을 단행했다.



현재 스포츠조선만이 32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스포츠서울과 일간스포츠의 경우 감면을 단행한 지난해 8월 이후 1년이 안된 기간 동안 12개면이 늘어났다.



스포츠서울의 한 기자는 "기획기사 등 치밀한 사전준비 없이 증면을 단행해 상당 부분 연합뉴스 기사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간스포츠의 한 기자도 "지면 메우기에 급급하다 보면 자연히 기사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무분별한 증면경쟁을 비판했다.



반면 증면을 주도하고 있는 스포츠투데이는 최근 편집기자 7명과 취재기자 3명 등 10명의 경력기자를 추가로 뽑아 시장공세를 계속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오규식 편집국장은 "신생지이니만큼 '보다 많은 정보'는 주요 전략 가운데 하나"라며 "앞으로 경제뉴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증면양상은 판매·광고시장의 물량경쟁으로 이어지고 있어 '제살 깎기'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한 스포츠신문의 간부는 "몇몇 신문의 경우 저가 광고는 물론 가판업자들에게 반 값만 받고 대신 신문을 더 많이 내놓게 하는 등 변칙적인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3개사 노조는 성명을 통해 "증면경쟁과 판매, 광고 등 신문시장의 혼탁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지난해까지 이뤄진 구조조정으로 각사가 심각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에서 증면경쟁은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빨아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3개사 노조는 증면경쟁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언론노련(위원장 최문순) 차원에서 발행인 항의방문 등 강도 높은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