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와 관련한 지역 언론사들의 선거보도 태도를 감시하는 각 지역 선거보도감시시민연대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민언련 등이 주축이 된 이들 지역 선거보도감시시민연대는 △여론조사 △지역감정 자극 △정책 검증 △군소정당 등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격일 또는 일주일 단위로 해당 지역 언론의 보도태도를 점검한 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경남민언련=지난 10일 후보 등록일 직전(5월 20∼27일) 이뤄진 경남권 신문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특정 후보의 지지율 조사가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큰 편차를 보인 것과 신문들이 여론조사 항목에 대한 무응답률을 밝히지 않은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 마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황철곤 후보의 경우는 지난달 20일부터 26일 사이 지역 언론사들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언론사간 지지율 편차가 10.7%포인트에 이르렀다. 또 창원시장에 출마한 박완수 후보 역시 같은 시기 여론조사에서 13.2%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경남민언련은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를 넘는 편차를 보였다는 것은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게 한다”고 밝혔다.
또 대부분 지역 신문들이 여론조사 결과 나타나는 무응답률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 경남민언련은 “무응답율은 원래의 표집이 얼마나 정확하게 진행되었는지 알 수 있는 기본자료”라며 “처음 설정된 표본추출 자체가 이미 절반이 파기된 상태라면 조사결과는 무의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광주전남민언련=지난 8일 5차 신문모니터보고서를 통해 5월 마지막 주 동안 광주일보, 전남매일, 전남일보 등 4개 지역 일간지들의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선정적인 제목달기 등을 지적했다.
‘경선후유증에 텃밭 민심 얼음장’(광주일보 5월 28일) ‘마음은 벌써 민주 공천밭에’(호남신문 5월 31일)등의 제목처럼 지역 유권자들을 ‘텃밭’ 또는 ‘밭’으로 묘사하는 것은 “유권자 비하적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5일 5차 방송모니터보고서에서는 지난달 28일 민주당이 광주시장 후보를 교체한 것과 관련, MBC와 KBC(광주방송)가 경선 파행의 책임을 지고 후보공천을 포기할 것을 촉구하는 광주전남개혁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를 다루지 않은 문제를지적했다.
▲대전충남선감연=지난 7일 주간방송모니터보고서(5월 29일∼6월 4일)에서 “충남도시자 후보나 대전시장 후보 관련 기사는 매일 다뤄지고 있는데 광역의회 의원이나 기초의회 의원에 대한 보도는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화력 집중’, ‘사활을 건’, ‘일전 불사’, ‘텃밭 사수’ 등의 표현법과 관련해서는 “공정선거, 깨끗한 선거를 외치기 전에 방송사에서부터 순화된 용어사용을 해야 한다”며 “월드컵으로 투표율이 최저가 될 것이라는 걱정보다는 유권자들이 선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신문모니터보고서에선 “지난 한 주간 대전지역 신문들의 그 수많은 기사와 사설 제목 가운데 ‘정책’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은 한 꼭지도 없었다”며 선거보도에서 정책과 이슈의 실종 문제를 지적했다. 또 대전충남선감연은 “지역 현안이나 정책에 준하는 비교평가가 아니라 표심을 모으려 안간힘을 쓰는 각 후보의 모습만 부각돼 있다”며 “흥미 위주의 중계보도가 아니라 유권자의 정확한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심도 있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산선감연=지난 3일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를 대상으로 한 신문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지방선거를 ‘대선 전초전’으로 폄하, 한나라당-민주당의 구도로 몰아가는 편집 태도를 보인 결과 새롭게 부각되는 군소정당 관련 보도는 적게 나오는 등 구태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부산 선감연은 또 “정책선거로 가야한다고 주장하지만 보도되는 것은 ‘정책’과 ‘공약’이 아니라 후보들간의 상호 비방과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기세싸움이 여전히 선거관련 보도의 몸통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