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1일 2002 선거보도감시연대회의(이하 선감연)가 발족했다. 선감연은 발족선언문을 통해 “92년 총선 이후 선거보도감시회의를 구성하고 언론의 공정선거보도를 촉구해왔으나 여전히 일부 언론의 편파왜곡보도는 우려할 만한 수준을 넘어 적극적인 시정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적극적인 선거보도 감시활동을 시작했다.
선감연은 동아언론자유수호투쟁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46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기본활동은 신문 방송보도 모니터이다. 최민희 모니터국장은 “언론보도에 대한 모니터를 기초로 토론회, 기자회견, 집회를 적절히 결합해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또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워스트·베스트 기사와 기자를 선정해 실명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각 10∼15명으로 구성된 신문 방송 모니터팀은 무보수로 자원봉사를 하는 대학생들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만큼 열정과 언론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높다고 한다. 대학교 3학년인 김지선 씨(23)는 “지난해 말 민언련 언론학교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돼 선감연 모니터 활동을 하고 있다”며 “학교 생활과 병행하다보니 시간 내기가 어려운 점이 있지만 여러 사람이 토론을 거쳐 보고서를 내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모니터 대상은 경향 대한매일 동아 조선 중앙 한국 한겨레 등 7개 신문과 KBS MBC SBS 등 방송 3사. 매주 팀별로 각자 맡은 매체를 모니터하고, 한 차례씩 모여 토론을 벌이고, 월요일마다 보고서를 발표한다.
최근 보도에 대해 김은주 신문모니터팀장은 “지방선거 관련 보도가 적다는 게 일차적 문제”라며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적다는 언론의 비판은 스스로가 반성해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그나마 보도들도 양당 대결 중심으로 흘러가는가 하면 후보자 신상공개시 부정적인 점을 부각시키거나 과열, 혼탁, 후보자간 비방 등을 강조하는 네거티브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국민들의 무관심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 도입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 대한 기사가 부족한 것 역시문제점 중 하나로 꼽았다. 이지혜 방송모니터팀장도 “방송 뉴스가 월드컵으로 도배가 돼 양이 부족한 데다가 보도 내용이 이회창·노무현 후보의 대결로 흘러 정작 지방선거에 누가 나오는지 정책이 어떠한지 제대로 보도가 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겉핥기 식이 아닌 좀더 깊이 있는 보도 분석을 위한 모니터팀 내 고민도 크다. 김은주 팀장은 “후보들의 정책을 분석한 언론 보도를 분석하려면 전문적인 식견이 필요하다”며 “깊이있는 모니터를 위해서는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모니터에 대한 언론인들의 피드백이 많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다. 김 팀장은 “언론보도를 보고 모니터를 하다보면 취재과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기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현업 기자들이 모니터보고서에 대한 모니터를 많이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