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국제적 권위 학술지에 현직기자 논문 실린다

매경 서정희 기자 '복수균형과 한국 외환위기'

서정은 기자  2002.06.12 00:00:00

기사프린트

국내 현직 기자의 연구 논문이 처음으로 저명한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다.

경제학 박사인 매일경제 경제부 서정희 기자<사진>가 미국 미주리대 로널드 라티 교수와 함께 저술한 ‘복수균형과 한국의 외환위기’ 논문이 A급 국제 학술지로 분류되는 JIMF(Journal of International Money and Finance)에 게재되는 것. 1982년에 창간돼 계간으로 발간되는 JIMF는 국제 금융분야 저널 가운데 최상위급에 속하는 학술지이며 서 기자의 논문은 내년 가을께 실릴 예정이다. 국제 학술지에 발표되는 논문은 심사 기간만 1년이 넘게 걸리고, 응모작이 많기 때문에 최종 통과가 난 뒤에도 보통 1년 정도 지나야 논문이 실리게 된다.

서 기자의 논문은 외환보유액, 실업률 등 경제적 지표·여건(펀더멘털)이 좋아도 정치·사회적 여건(비펀더멘털)이 불안정하면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 당시 기아와 한보 사태, 금융기관 부실 등이 펀더멘털 차원에서 영향을 미쳤다면 정치·노사관계 불안정, 국제 자본의 불리한 흐름, 정부 공직자들의 정책 일관성 붕괴 등이 비펀더멘털 요인으로 작용,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더라도 사회적 건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서 기자의 논문은 이처럼 펀더멘털과 비펀더멘털 요인을 모두 감안해 가장 최근에 발생한 외환위기의 원인을 실증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서 기자는 “97년 외환위기의 원인과 관련해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선거철마다 휘둘리는 정부 정책을 보면서 외부로부터 받는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할 필요를 느꼈다”며 “정부 부처를 주로 출입했던 기자로서 정부 정책의 어떤 부분이 문제였는지, 혹시 잘못 보도한 것은 없었는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논문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90년 매일경제에 입사한 서 기자는 97년 성곡언론재단 해외연수자로 선발돼 그 해 여름 미국 미주리 대학으로 연수를 떠났다. 1년은 재단과 회사의 지원을 받았으나 나머지 2년은 휴직하고 자비로 공부해 2000년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 기자는 “우리나라의 경제 기사와 뉴스를 보면 펀더멘털에 기초한 기사가 많은데 비펀더멘털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제부 기자들이 분야별로 보다 전문화돼 정부 정책의 목표와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강조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