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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인연이 사후 사랑으로

김재철 전남부지사 고 홍창표 기자 유가족 도와

박주선 기자  2002.06.19 14: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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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전라남도 행정부지사가 고 홍창표 전남매일 부장 가족을 남몰래 돕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 사람들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김 부지사는 지난 2000년 5월 기자협회 축구대회 도중 홍 부장이 그간 과로가 겹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뒤부터 유가족들을 도와주고 있다. 설날이나 추석, 크리스마스 때면 잊지 않고 과일 선물을 보낸다. 지난해 9월 중국 출장 때는 빛나(14) 마태(11) 한나(10) 등 세 아이들을 위해 곰돌이 액자를 사오기도 했다. 부인 김경희 씨가 전남대 병원에서 일하는 것을 알고는 친구인 병원장에게 전화를 해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일년에 몇 차례씩 아이들에게 도서상품권을 선물할 때면 “용기 잃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라”는 격려와 성경구절이 담긴 편지를 써서 보내는 세심함도 잊지 않는다.

부인 김씨는 “바쁜 시간에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게 보통 일이 아닐텐데 너무 감사하다”며 “물질적인 도움을 떠나 심적으로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김 부지사가 방송에 나오면 귀를 쫑긋 세운다”는 세 아이들에게도 김 부지사의 배려는 희망이 된다고 한다.

김 부지사와 고 홍 부장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99년 6월. 김 부지사가 전남도청에 부임하면서 출입기자와 취재원으로 인연을 맺게 됐다. 김 부지사는 “홍 차장(당시)과는 같은 기독교인이라 신앙으로 통하기도 했고, 형 동생처럼 잘 지냈다”며 “사고 소식을 듣고 남의 일 같지 않아 작은 도움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지사는 연신 “아이들이 착해 작은 선물을 준 것인데 부끄럽다”며 선행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했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