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모방송국 및 광주지역 일간지 순천주재기자 9명은 지난달 29일 한정식 집에서 채모 순천 농협조합장 및 이사 2명과 함께 오후 6시부터 술자리를 시작했다. 당초 이 자리는 지난 4월 17일 취임한 채모 조합장과 기자들의 상견례를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국악인과 밴드가 동원되고 고급 양주 수십 병이 들어오면서 625만원어치 술자리로 번졌다.
채모 조합장은 “농협 홍보도 하고, 기자들과 얼굴도 익힐 겸 식사 자리를 제안했다”며 “비싸도 1인당 1만5000원 정도로 생각했지 그런 수준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채모 조합장은 또 “순천에 그런 고급 요정이 있는 것도 몰랐다. 장소 섭외는 기자들이 한 것으로 안다”며 “들어서자마자 폭탄주가 돌아 술이 취해 30여분만에 이사들과 자리를 떴는데 나중에 계산서를 보고 황당했다”고 밝혔다. 술값은 조합측이 500만원으로 깎아 조합비 60만원과 채모 조합장, 이사 2명이 나머지를 부담하는 것으로 처리됐다.
이 사건이 지난 20일 오마이뉴스에 보도되자 당시 참석했던 기자들은 21일 ‘오마이뉴스의 순천지역기자 호화판 술자리 관련 참석기자 일동’이라는 명의의 반박 성명을 냈다. 성명은 “식사비가 625만원이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식당을 찾아가 왜 이렇게 비싸냐고 참석기자들이 항의를 하면서 당시 전남매일 양모 기자가 식당측으로부터 50만원을 착복한 뒤 식사비에 포함시키라고 하고, 비싼 양주를 계속 주문하고, 술자리 이후 친구들을 불러 술을 더 마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정 차원에서 양모 기자를 불러 농협측에 사과, 술값 배상, 사표 제출 등을 요구했고, 지난 7일 사표가 수리됐다”고 밝혔다. 또 “오마이뉴스 기자에 대해선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시 술자리에 있던 최모 기자는 “양모 기자에게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어 사이비 행태를 뿌리뽑자는 차원에서 기자들이 서명한 진정서를 지난 4일 전남매일 본사로 보냈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또 “물의를 끼쳐 부끄럽고 죄송하다”면서 “하지만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 전에 기자들 스스로가 욕먹을 각오를 하고 문제제기를 했었다”고 강조했다.
양모 기자는 이에 대해 “50만원을 챙긴 것은 사실이고, 내가부족했다. 다음날 돌려줬다”며 “사표는 이미 두 달 전부터 가족들과 상의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양 기자는 또 “술자리에서 한 시간 정도 있다가 술이 취해 옆방에서 쉬고 있었다”며 양주 주문에 대해서는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