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준 넥스트미디어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5일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을 떠나 강남 논현동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지난 98년 국민일보가 여의도로 사옥을 이전한 이후부터 줄곧 4층 임원실을 사용했던 조 회장은 이날 여의도 사옥과의 인연을 마쳤다.
넥스트미디어그룹 관계자는 “여의도 사옥은 임대료가 비싸 비용절감, 축소경영을 위해 사무실을 이전한 것”이라며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탈세 등의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됐다 보석 석방된 이후 11월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면서 일요일마다 근처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회장실에 들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용기 목사의 차남이자 조희준 명예회장의 동생인 조민제 씨는 지난 14일 국민일보 상무이사 해외사업본부장 겸 전략기획실장으로 발령이 났다. 실질적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은 지난달 초 국민일보 노사가 조간 전환에 합의한 직후 조간화추진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다. 노승숙 국민일보 사장과는 ‘장인-사위’의 특별 관계이기도 하다. 조 상무는 직전에 컴퓨터 소프트웨어 제작업체인 디지웨이브 사장을 지냈고, 수년 전에 국민일보 편집국에서 현장 교육을 받은 바 있다. 다소 다혈질인 조희준 회장과는 상반된 성격이라는 평이다.
조 상무 영입을 두고 세습경영에 대한 비판은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러면서도 내부에서는 조 상무가 국민일보와 순복음교회와의 가교 역할을 해 교회측의 지원이 두둑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눈치다. 매달 평균 5억원 안팎의 교회측 지원으로 적자를 메우는 국민일보로선 현실적인 ‘계산’이다.
형과 동생의 상반된 행보를 두고 순복음교회측이 국민일보로 관심축을 옮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교회측이 지난해 (주)국민일보판매(현 기독문화진흥)를 통해 넥스트미디어그룹측의 윤전기를 매입하면서 도움을 준 이후 조 회장측에 대한 ‘봐주기’는 중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넥스트미디어그룹 계열사인 스포츠투데이 한 관계자는 “최근 순복음교회측에서 인쇄비를 70% 가량 인상할 것을 요구해 협상 중”이라며 “임대료가 비싸 스포츠투데이도 사옥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정황을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