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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비판했다고 나가라니…"

김대중편집인 분당포럼 발언"퇴진서명 아주 불유쾌하다"

김상철 기자  2002.06.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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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조선일보 편집인이 최근 일선 언론인들의 퇴진 서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김 편집인은 지난 20일 사단법인 21세기 분당포럼(회장 이영해)이 주최한 초청 토론회에 참석, 주제 발표에 앞선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달 국제언론인협회(IPI)에서 있었던 연설과 이후 퇴진 서명에 대한 심경을 피력했다.

지난 21일 오마이뉴스가 발언 내용을 중계한 바에 따르면, 김 편집인은 IPI 발언과 관련 “한국에서는 정치권력이 한국언론의 가장 으뜸가는 장애요인”이라고 말했다. 김 편집인은 “과거 군사정권 때에는 신문사 종사자들에게 물리적 위해나 금전적 회유를 하기도 했으나 이젠 그런 종류의 일은 더 이상 안한다”고 전제하며 “문제는 언론을 제약하는 방법을 달리했다는 데 있다”고 언급했다. 사주에 대한 세무조사, 신문사 간부나 필진에 대한 뒷조사, 뒷조사를 통한 음해 등을 계속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 편집인은 이어 “(IPI총회에서) 그런 얘기를 한 것인데 한국의 일부 언론, 노조라는 쪽에서”라고 지칭하며 자신에 대한 퇴진 서명운동을 거론했다. 김 편집인은 파크뷰 특혜분양 과정에서 불거진 언론인 연루 의혹과 관련 이현락 전 동아일보 편집인이 사표를 낸 사례를 아울러 언급했다. “그 사람 자신이 어떤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아마 밤에 줄 안서서 아파트 하나를 받은 것이지 돈을 싸게 받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 그런 얘기를 했는데 이를 문제 삼아 퇴진 서명을 시작해서 몇백명이 했다고 한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마감된 퇴진서명에는 2750명의 현직 언론인들이 참여했다.

김 편집인은 “내가 비판한 것은 권력이다. 관점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나의 권력 비판에 대한 평가가 좀 낮아지는 것 뿐”이라며 “언론인들이 권력을 대신해서 나를 그런 식의 서명운동 대상으로 삼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데 대해 아주 불유쾌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IPI 관련 사안을 ‘설화사건’으로 규정하며 “신문종사자들, 기자들은 필화사건에는 걸려도 설화사건에 걸리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김상철 기자 ksoul@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