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신문협회가 주최한 ‘중앙 홍석현 회장 세계신문협회(WAN) 회장 취임 축하연’이 열린 프레스센터 20층 행사장 밖에서는 ‘초대받지 못한 손님들’의 피켓 시위가 진행됐다. 지난 2000년 9월 해고된 7명의 중앙신문인쇄(현 A프린팅) 노동자들이 복직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항의 집회를 벌인 것이다.
중앙인쇄 사태는 중앙일보 인쇄 노동자들이 2000년 6월 노조를 결성하자 회사측이 그해 9월 폐업 조치를 통해 조합원 123명 전원을 해고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노조집행부 13명은 6개월 뒤 복직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조합원 전원 고용 승계’ 조건으로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지금까지 6명만 복직됐을 뿐 나머지 7명은 1년 10개월째 힘겨운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A프린팅은 지난 3월 7명의 인쇄 직원을 신규 채용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언론노조와 중앙신문인쇄 해고 노동자들은 “홍 회장이 해고자를 길거리에 내팽개치고 복직시키지 않으면서 세계신문협회 회장 취임을 축하받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중앙일보가 진정 일류 신문이 되려면 해고자 복직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레스센터 앞에서 1시간 가량 피켓 시위를 벌인 해고 노동자들은 축하연이 열리는 20층 행사장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주최측으로부터 “초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당해 한때 고성과 항의가 오가기도 했다.
언론노조 탁종렬 조직부장은 “홍 회장에게 해고자 복직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공개 질의와 면담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중앙일보 송필호 대표는 지난달 24일 해고 노동자 1명에게 2000년 폐업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배상액 680만원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자회사 문제이기 때문에 복직 약속을 이행할 의무가 없다고 발뺌해온 중앙일보가 스스로 이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탁 부장은 이어 “중앙일보가 자회사를 동원해 7월 1일부터 연말까지 중앙일보 주변에 집회신고를 마쳐 사실상 중앙일보 앞에서의 집회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1인 시위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중앙일보 앞 항의 시위와 복직 투쟁을 계속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