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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공격 야당 9배"

문화노조, 윤창중 위원 칼럼 분석 공정성 지적

박미영 기자  2002.07.03 1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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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위원 “언론인 정권 비판은 당연한 일” 반박





언론노조 문화일보지부 공정보도위원회(간사 김홍국·이하 공보위)가 소식지 ‘공정보도’를 통해 이례적으로 자사 논설위원의 칼럼을 정면 비판하고 이에 대해 해당 논설위원이 반박하고 나서면서 논쟁이 붙고 있다.

공보위는 지난달 26일 발행한 소식지에서 윤창중 논설위원이 지난 99년 말 문화일보에 부임한 이후 자사 지면에 게재한 시론 등 기명칼럼 80여건을 분석하고 “윤 위원의 칼럼이 내용과 형식에서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소식지에 따르면 윤 위원의 칼럼 80여건 중 76%인 61건이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 등 정부여당에 대한 내용이었고, 야당에 대한 칼럼은 9분의 1 수준인 7건으로 8.8%에 그쳤다는 것. 특히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 이득에 관한 한 마키아벨리적 인물”(2001년 11월 6일 시론 ‘떠나가는 DJ’), “DJ는 상대를 유도한 뒤 공격함으로써 방심한 적을 궤멸시키는 매복형 정치인”(2001년 3월 18일 시론 ‘한나라당은 포위되었는가’) 등이라고 표현하고, 민주당에 대해 “그 상태가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과 비슷”(2002년 2월 27일 시론 ‘민주당의 집단최면’)하다고 하는 등 인신공격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을 정도로 비판의 강도가 높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한나라당에 대한 칼럼은 “왜 이회창인가를 보여야 청와대 앞길에서 유턴하는 일이 없을 것”(2001년 12월 3일 시론 ‘청와대 가는 길’) 등과 같이 정치 제언형 글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윤 위원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 위원은 이날 공보위 소식지에 함께 실은 반론을 통해 “언론인으로서 정권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왜 정권을 더 비판하지 않고 눈치를 보느냐는 지적이 나와야 한다”며 “나의 칼럼에서 독특한 표현을 더러 쓰는 이유는 튀기 위해서이며, 그래야 문화일보를 독자들이 보게 된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은 또 “내가 한나라당에 정치제언형 글을 써왔다고 했는데 완전히 착각이다. 나는 이회창씨든, 노무현씨든, 누구든 대통령이 될 때까지 비판하고 대통령이 된 뒤에도 비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일보의 한 논설위원도 “사설은 100% 회사의 방침과 같아야 하기 때문에 논설위원실에서 주제를정하지만 칼럼은 회사의 방침과 정면 충돌하지만 않으면 개인의 생각이 우선”이라며 “개인 필자가 쓰는 글은 자기의사를 존중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공보위는 이에 대해 “국정운영의 1차적인 책임이 정부여당에 있는 만큼 권력에 대한 비판을 본연의 기능으로 하는 신문 칼럼이 정부 여당에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도 “현정권 들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9배에 달하는 수치상의 불균형은 정치적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박미영 기자 mypark@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