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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환경운동 절벽시위 '기인' 왜곡 사과

선정적 제작관행 원인…외주관리 소홀도 문제

박미영 기자  2002.07.03 13: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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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간척사업 반대를 위한 절벽시위를 하고 있는 환경운동가를 ‘기인’으로 왜곡 보도한 MBC의 ‘아주 특별한 아침’ 파문은 MBC가 사과방송을 내보내면서 일단락 됐다. 그러나 이같은 왜곡보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의 호기심만 자극하려는 선정주의적 방송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MBC는 지난달 28일 ‘아주 특별한 아침’에서 마지막 3분여 동안 “지난달 21일 ‘절벽 위의 남자’로 소개된 조태경 씨는 방송에서 묘사된 것처럼 단순히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새만금 사업 반대를 위해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과방송을 내보냈다. 또 “리포터가 현장에 가지 않고도 현장에 간 것처럼 보도했다”며 “조씨와 새만금 사업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MBC는 이날 사과방송에서 녹색연합 측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새만금 사업 반대 이유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MBC는 또 외주제작 프로그램인 ‘아주 특별한 아침’을 시사제작2국에서 자체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한편, 현재의 외주 제작사 가운데 문제의 ‘절벽 위의 남자’를 제작한 ‘서울제작단’을 제외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아주 특별한 아침’으로 불거진 파문은 일단락 됐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화제거리와 특이한 현상만 주로 다루는 아침 프로그램의 제작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또한 외주 프로그램에 대한 관리 체계도 체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아주 특별한 아침’의 경우 MBC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아니라 프로그램 전체를 요일별로 외부 프로덕션에서 제작하는 외주 프로그램. 외주담당 PD와 제작 과정을 협의하고는 있으나 공익성이나 책임성 면에서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MBC 외주부 이선태 PD는 “방송 시나리오는 사전에 체크하지만 생방송 프로그램이어서 편집이 방송 직전에 끝나는 경우가 많다. 21일 방송의 경우도 방송 20분전쯤에야 최종 편집된 것을 들고와서 편집한 것을 사전에 시사하지 못했다”며 “새만금 사업 반대에 대한 언급은 반드시 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MBC는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 방영된 ‘아주 특별한 아침’에서 ‘절벽 위의 남자’라는 제목으로 새만금사업 반대를 위해 해창석산 60m위 절벽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녹색연합 회원 조태경 씨를 ‘위험한 상황을 즐기고있는 남자’라며 ‘기인’으로 소개하고 시위 배경에 대해서는 일체 거론하지 않아 환경운동을 왜곡했다는 비난을 샀다.

박미영 기자 mypark@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