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과 관련, 연평도 일부 어민들이 어로 저지선을 넘어 조업한 사실을 보도한 MBC 등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한나라당이 “대한민국 국민 아니다”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사실 규명이라는 언론 기능을 무시한 태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서해교전 보도와 관련 “우리 어민들이 어로제한선을 넘은 행위 때문에 자초된 것이라는 식의 보도는 참으로 한심스럽고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이런 식으로 이번 일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물타기 하려 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에 앞서 지난 2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도 MBC 보도에 대해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비판을 가했다. 남경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 참석 후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잘못된 DJ교전수칙과 햇볕정책 등으로 인한 군의 정치적 혼란 때문이었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과 언론의 지적인데, 마치 어민들 때문에 군의 피해가 있었다는 것처럼 잘못 인식할 수 있는 보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이 보도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는 참석자들의 우려와 유감의 표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C는 지난 4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정치권 일각과 일부 언론이 MBC를 몰아 세우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MBC는 이날 엄기영 앵커의 멘트로 “연평도 ‘일부 어민들의 저지선 넘어 조업’을 처음 보도한 것은 서해상의 긴장을 해소하고 안전조업을 위해서는 꽃게어장에서 무리한 조업을 하는 관행도 시정돼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아울러 북한군의 선제공격이 명백히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무력도발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며 “정치권 일각과 일부 언론에서 MBC가 모든 책임을 어민들에게 돌려서 북한의 도발을 물타기하고 있다고 계속 몰아세우기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겨레도 지난 4일자 사설 ‘국민이 아니라니…’에서 “교전까지 이르게 된 상황에 대한 진실을 파악하려는 언론 본연의 노력을 해왔다”며 “거두절미하고 물타기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심지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는 이 후보의 말은 공당의 대통령 후보로서 양식을 의심케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