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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국씨 사법처리 될 듯

검찰, 97·99년 축소수사 의혹

박주선 기자  2002.07.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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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국 전 한국일보 회장의 해외원정도박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외사부는 지난 9일 장 전 회장을 소환해 조사중이다. 관련기사 3면

검찰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카지노 도박을 벌여 지난 96년 186만 달러의 빚을 진 장존이라는 인물이 장 전 회장이라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회장측은 이에 대해 “장존은 중국계 필리핀인이고, 그를 본 증인도 있다”며 부인하고 있다. 한국일보 한 관계자는 “장 전 회장은 ‘장존 의혹’에 대해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라며 “검찰 조사에서 반대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장 전 회장의 사법처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법조 출입기자는 “참고인 조사를 위해 언론사주를 부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장존의 비서로 알려진 최창식 씨 조사 등을 통해 장존이라는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안다. 사법처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장 전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97, 99년 두 차례에 걸친 검찰 수사에 대한 축소수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97, 99년 ‘장존이 장 전 회장’이라는 전국언론노조연맹 고발건 등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검찰이 이번에 장 전 회장을 사법처리할 경우 스스로 과거 수사 결과를 뒤집는 것이다.

과거 두 차례 수사 당시에도 언론계 안팎에서는 ‘언론사주 봐주기 위한 축소수사’라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검찰은 특히 △로라최 리스트에 기재된 장존측 관계자와 동명인 장 전 회장의 비서 최창식 씨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고 △10만 달러 상당의 도박빚을 진 개그맨 등을 구속한 반면 도박빚(186만 달러)이 두 번째로 많았던 장존에 대한 실체 규명이 미흡했고 △97년 로라최의 ‘장존은 장재국 회장’이라는 발언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로라최는 지난해 11월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97년 장존은 장재국 회장이라는 것을 구체적 자료와 함께 검찰에 증언했지만 검찰 회유로 ‘장존은 중국인’이라는 진술서를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강호 언론노조 부위원장은 이와 관련, “정권 차원의 비호가 없었다면 검찰이 그대로 덮었을 리 없다”며 “검찰 수사가 당시 축소수사를 지시했던 권력층으로 이어진다면 파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