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9년 말지 8월호를 시작으로 한겨레, 대한매일, MBC 등에서 장존이 장재국 전 한국일보 회장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던 기자들은 장 전 회장의 구속을 지켜보면서 “사필귀정이다” “너무 늦은 감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초로 장존 의혹에 대해 보도를 했던 오연호 당시 말지 기자는 “검찰이 장존이 장 전 회장일 수 있다는 정황 증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구속을 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내부 관계자의 제보로 첫 취재를 시작했다는 오 기자는 보도 직후 장 전 회장측으로부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오 기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보도 직전에 한국일보에서 장존은 장재국 씨가 아니라면서 강하게 항의했고 같은 내용이 담긴 로라최 편지를 제시해 고민도 많이 했었다”며 “하지만 취재결과 장존이 장 전 회장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보도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99년 7월, 장존의 실체를 밝히지 못했던 97년 검찰 수사에 대해 축소수사 의혹을 제기했던 김인현 한겨레 기자는 “장재국 전 회장이 두 차례 검찰 수사를 빠져나갔다가 결국 구속되는 것을 보니 사필귀정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당시 김 기자 역시 장 전 회장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당하는 고초를 겪었다. 김 기자는 “99년 말지에서 장존 의혹을 제기할 때 검찰에 출입하고 있어 이 사건을 취재하게 됐다”며 “97년 수사관계자를 취재하면서 로라최가 검찰에서 장존이 장 전 회장이라는 진술을 했다는 사실을 들었고, 검찰의 봐주기 수사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대한매일의 로라최 인터뷰는 장 전 회장 구속의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 로라최를 직접 인터뷰한 대한매일 특별취재팀 기자는 “로라최와 카지노 관계자들로부터 장존이 장 전 회장이라는 진술을 확보했고 확신이 있었다”며 “보도 직후 한국일보에서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지만 움직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MBC 미디어비평이 미국에서 로라최를 만나면서 “장존은 장 전 회장”이라는 진술은 전파를 탔다. 김현주 차장은 “로라최는 장 전 회장의 인상착의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했고, 미라지 호텔 장부도 정황을 뒷받침했다”며 “구속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