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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적 보도 가능성 엿보여"

한겨레·MBC 다양한 원인분석 등 균형 유지 노력

서정은 기자  2002.07.18 10: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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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선·KBS 적대적 상호주의…‘냉전주의’ 고수



언론노조 민실위, 서해교전 보도 분석





6·29 서해사태를 전하는 우리 언론의 보도태도가 대부분 북한에 책임을 떠넘기는 기존의 ‘냉전적 보도틀’을 벗어나지 못했으나 일부 언론은 남과 북 모두에서 원인을 찾고 남북 대화를 강조하는 ‘평화적 보도틀’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정책연구실은 지난 11일 발표한 ‘6·29 서해사태 언론 보도태도 비교’ 보고서에서 조선일보와 한겨레, KBS와 MBC 보도를 비교한 뒤 “대부분의 언론은 적대적 상호주의에 기반한 ‘냉전식 보도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한겨레와 MBC는 ‘평화적 보도틀’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서해사태에 대해 조선일보와 KBS가 “의도적 도발” “문책과 응징으로 재발방지” “햇볕정책 용도폐기” 등을 강조했다면 한겨레와 MBC는 “우발적일 수 있다” “남북대화로 재발방지” “햇볕정책 유지” 등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대 한겨레=조선일보와 한겨레는 의도성과 우발성, 응징론과 대화론, 햇볕정책의 폐기와 유지, 북방한계선 성격 규정 논란, 서해 패전이냐 승전이냐, 우리 군의 대응이 문책감이냐 아니냐 등을 놓고 극단적으로 상반된 보도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실위는 “조선일보는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우리측 경비정에 무차별 선제공격을 가해 격침시킨 사실’에서 이번 사태의 본질을 찾은 반면 한겨레는 ‘남북한의 견해 차이가 엄존하는 북방한계선을 둘러싼 분쟁수역’에서 찾았다”며 “이같은 시각 차는 해법을 모색하는 보도에도 영향을 미쳐 조선일보는 ‘문책과 응징’을, 한겨레는 ‘남북대화를 통한 합의 도출’을 제시했고 결국 햇볕 정책에 대한 ‘용도 폐기’와 ‘유지’로 갈라섰다”고 분석했다.

▲KBS 대 MBC=KBS와 MBC는 조선일보와 한겨레처럼 보도틀이 극명하게 구분되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KBS는 냉전적인 보도틀을, MBC는 평화적 보도틀을 적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민실위는 KBS의 보도 태도에 대해 “사태의 원인인 북방한계선과 교전수칙의 근본적인 문제점, 꽃게잡이 어선들의 월선 등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고 ‘북한의 두 얼굴’ ‘치밀하고도 계획된 도발’ 등 과격한 용어를 사용해 시청자들의 객관적인 원인분석 기회를 봉쇄했다”며 “북한의 도발을기정사실화하고 각 당의 대북 강경노선과 햇볕정책 폐기설을 인용함으로써 결국 햇볕정책 폐기론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고 지적했다.

반면 MBC는 사건 발생 초기에는 북한의 의도적인 남침을 기정사실화하는 등 KBS와 비슷한 보도태도를 보였으나 자체적으로 사태의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우리 군 당국의 발표와 북한의 주장을 동시에 제시, 보도의 균형성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