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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신안 출입기자 관청 밖에 '독립공간'

공무원 간섭 적어 오히려 도움

서정은 기자  2002.07.18 11: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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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협 중심의 기자실 폐쇄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기자들이 자체적으로 별도의 기자실을 마련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공직협의 기자실 폐쇄 요구에 따라 지난 5월말 기자실을 나온 경남 통영시 출입기자들은 지난 9일 통영시청 밖에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하고 ‘통영프레스센터’라는 이름으로 개소식을 가졌다. 경남과 부산지역 신문 방송사의 통영시 출입기자 10여명은 24평 규모의 기자실에 전화기, 컴퓨터 등 기사 작성 및 송고 시스템을 갖추고 월 10만원씩 운영비용을 분담하기로 했다.

전남 신안군청 출입기자 14명도 기자실 폐쇄 문제를 놓고 공직협과 갈등을 빚어오다 지난달 말 30평 규모의 기자실을 군청 외부에 별도로 마련했다. 출입기자들은 사무보조원 1명을 고용하고 개인별 책상을 구비했으며 월 10만원씩 운영비를 분담한다.

기자들이 이처럼 자체적으로 별도의 기자실을 마련한 것은 출입 기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원활하게 기사를 송고할 수 있는 독립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개방형 브리핑룸이 이같은 역할을 담보해주지 못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통영시의 한 출입기자는 “브리핑룸은 기사를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비한데다 일부 지자체는 직원 휴게실과 겸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직협의 주장은 어차피 언론이 지향해야 할 점이고 브리핑룸 설치도 고무적인 일이지만 현재의 브리핑룸이 어느 정도 제 의미대로 기능할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기자실 개방이 전반적인 추세라면 기자들이 자체적으로 기자실을 마련해 운영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통영시의 다른 출입기자는 “기자실이 꼭 행정관청 내에 있을 필요는 없다”며 “기자실이 청내에 있으면 공무원들이 수시로 내려와 간섭하고, 제보 내용이 있어도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지만 이제 별도 공간으로 독립한 만큼 보다 공정하고 비판적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시민들의 제보와 어려움도 적극적으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안군의 한 출입기자도 “기자실이 별도 공간으로 독립한 만큼 행정에 대한 비판적인 언론 기능이 보다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