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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대로" 전 병무청장 인터뷰 구설

병역의혹 관련 일부 언론만 불러

박주선 기자  2002.08.14 14: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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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부 전 병무청장이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아들 정연씨의 병역비리 은폐대책회의에 참석했다는 의혹과 관련, 지난 6일 동아 조선 중앙 한국만을 상대로 선별 기자회견을 해 그 의도에 대해 궁금증이 제기되고 있다.

본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이라는 적극적인 방식으로 해명을 하면서 이들 4개 신문 외에 다른 언론사를 부르지 않은 것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기자회견 직후 한겨레 KBS SBS 등 일부 언론사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했고 당일에는 오마이뉴스가 참석하려 하자 이를 제지하는 등 다른 언론사에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공희정 오마이뉴스 기자는 “6일 집앞에 갔다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알고 들어가려 했으나 김 전 청장의 아들이 ‘오마이뉴스는 안된다’며 막아 실랑이를 벌이다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 기자는 “지난 5월 오마이뉴스의 병역비리 은폐대책회의 의혹 보도 이후 지속적으로 인터뷰 요청을 했고, 수차례 집으로 찾아갔으나 취재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SBS의 한 기자는 “5월부터 김 전 청장의 아들을 통해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 몸이 좋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거부했었다”며 “언론사를 선별해 인터뷰한 것은 정당하지 못하고, 그 동기가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한 신문사 서울지검 출입기자는 “취재원이 본인 취향에 따라 인터뷰를 하고 안할 수는 있지만 전 병무청장이면 공인이고 현재 본인과 관련된 의혹제기가 계속 되고 있는데 일부 신문만 선별해 인터뷰한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길부 전 청장의 아들은 “기자들이 계속 찾아오고 문제가 법적으로까지 비화되자 5일 저녁에 아버지가 인터뷰를 결정했다”며 “최근에 집으로 와서 명함을 남긴 기자들에게 6일 오전 인터뷰를 한다는 전화를 했다. 공식 기자회견도 아니고 마땅히 넓은 장소도 없어 집에 왔던 기자들에게만 연락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한매일 기자는 연락이 되지 않았고 대한매일 동아 조선 중앙 한국 외에는 인터뷰 요청을 한 언론사가 없었다”며 “방송은 인터뷰 후 연락이 왔으나 TV에 나오는 게 부담스러워 거절했다”고 말했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