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 38주년 창립기념식이 지난 16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상기 기자협회장은 “언론개혁은 무엇보다 정확한 사실보도와 치우침 없는 공정보도가 그 처음이자 최종 목표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여야 대통령 후보들을 초청해 합동토론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남북화해와 통일에 기자들이 큰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며 “기자협회는 북한 조선기자동맹에 대해 내년 봄 평양 또는 서울에서 제1회 남북기자대회를 가질 것을 이 자리를 빌어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국방대학원 등 국내외 유수의 교육프로그램에 기자 참여 추진 △2003년 봄 동아시아 기자포럼 서울 개최 및 해외동포 언론인 초청 연수프로그램 제공 등 국제교류 활성화 계획을 밝히고 지방신문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축사를 맡은 김중배 MBC 사장은 “기자는 역사의 부름, 사회의 부름, 시대의 부름에 화답하는 전문직이 돼야 한다”며 “기자들이 전문직으로서 떳떳한 언론인이 될 수 있도록 기자협회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성재 문화관광부 장관은 “참된 기자정신은 철저한 사실확인 자세와 역사인식을 가지고 현장에서 말한다는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에서 더욱 빛날 것”이라며 “정부도 기자정신을 더욱 빛나게 하고 우리나라가 성숙한 선진 언론입국이 되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창극 관훈클럽 총무는 “기자협회는 정치적이기보다는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권익을 지켜나간 유럽의 길드처럼 돼야 한다”며 “기자협회가 회원들이 언론인으로서 품위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대접을 받는지, 교육과 재충전의 기회는 골고루 받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이인호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언론의 작용을 인체의 혈액 순환에 비교한다면 기자들은 피의 구성체인 혈구들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자협회는 개개 혈구들이 각종의 외부적 요인들에 의해 감염되거나 파괴되지 않고 본래의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축사에 대한 답사를 한 류숙렬 문화일보 여성전문위원은 “언론사가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서는 성토하면서 내부 여성문제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 언론개혁을 위한 많은 노력 못지 않게 언론사 내에서의 성평등도 중요하다”면서 기자협회가 언론사의 성평등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 박지원 대통령 비서실장, 신중식 국정홍보처장, 박승 한국은행 총재, 배기선 국회 문화관광위원장, 박기정 한국언론재단 이사장 등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창립기념식 말미에는 8·15 민족통일대축전 행사에서 조선기자동맹의 위임을 받아 참가한 북측 언론 대표단 엄일규 단장의 축하 메시지가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엄일규 단장은 “남측기자협회 창립절을 축하하면서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통일로 가는 길에서 귀측 기자협회가 더 많은 좋은 사업들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민족자주통일 만세!”라는 글을 남겼다.
북측 대표단의 축하 메시지는 기념식 당일 오전 9시부터 통일대축전 행사 부문별 회담이 진행되면서 ‘때 맞춰’ 전달될 수 있었다. 회담 말미에 기자협회 대표단이 17일로 협회 창립 38주년을 맞는다는 소식을 전하자 엄 단장은 즉석에서 축하메시지를 써서 남측 대표단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