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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장애인 인권보고서' 취재노력·대안제시 돋보여

[기자상 심사평]

김혜원 심사위원  2002.08.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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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

코리아 헤럴드 편집위원





월드컵 여파와 여름 휴가의 영향인 듯 출품 편수가 다소 적었다. 그러나 그 동안 응모가 없었던 전북지역에서 두 편이 출품 되어 전북일보의 “여성장애우 인권 보고서 - 시각장애우의 현대판 씨받이”가 지역기획보도 부문에서 수상을 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었다. 사회부 이성각 기자 등 두 명의 공동 출품작인 이 기사는 접근이 어려운 그늘진 곳을 보도했을 뿐 아니라 대안까지 제시하여 좋은 점수를 얻었다. 또 장애인들에게도 남녀 차별이 있다는 슬픈 현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다.

그 외 수상작은 국민일보의 ‘김영삼 비리정권-김대중 개혁정권 검정교과서 편향 논란’, 조선일보의 ‘한.중 마늘협상 세이프가드 연장불가 극비합의’ (취재보도부문), 한겨레신문의 ‘청계천에 생명을’ 시리즈 (기획보도부문), 부산일보의 ‘부산아시아드 주 경기장 누더기 지붕막 공사’ (지역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의 ‘사라지는 희귀식물들’ (지역기획보도부문), 그리고 경향신문의 ‘사회의 무관심 속 고독한 투병’ (전문보도부문)이다.

취재보도부문의 두 수상작은 그 기사가 가져온 커다란 사회적인 파장 때문에 참석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수상추천을 받았다. 국민일보의 국정교과서 편향 논란 기사는 국정교과서의 내용을 사회 이슈화하여 앞으로의 교과서 심사에 귀감이 되도록 하는 선례를 남겼다는 역사적 의의도 갖는다. 조선일보의 마늘수입관련 한·중 극비합의보도는 그 중요도에 있어 이의의 여지가 없는 기사였다. 그 외 출품작인 세계일보의 ‘장 총리서리 자격논란’과 같은 신문의 ‘서해교전 초기대응 오판’ 기사는 다른 언론에 비해 보도 시점은 조금 빨랐으나 그 성격상 엄격히 말해 특종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 탈락했다.

일곱 개의 출품작이 나왔던 기획보도부문에서 유일하게 수상을 한 한겨레신문의 ‘청계천에 생명을’ 시리즈는 청계천의 문제가 정치 이슈화하기 이전에 기획되었다는 점, 그리고 장기간 연구를 통해 문제가 종합적으로 다루어졌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에 대한 반대의견이 별로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 수상을 한 부산일보의 ‘부산아시아드 주 경기장 누더기 지붕막 공사’ 기사는 지역 신문의 특성을 잘 살린 9월 아시안 게임을 앞둔시의적절한 기사로 평가되었으나 시리즈물의 일부분이었다는 점, 사안에 비해 너무 크게 취급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 지적되었다. CBS 광주의 출품작 ‘전남지사 아들, 손자 국적상실 조작의혹’ 보도는 수상에서는 제외되었지만 지방언론사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문제를 파헤치려 노력한, 장상 전 총리서리에 대한 청문회가 우리 사회에 남긴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사다.

지역기획보도 부문의 또 한 편의 수상작인 경인일보의 ‘사라지는 희귀 식물들’은 희귀식물의 현황, 멸종 원인, 그 유통과정과 약효 등이 두루 다루어진 잘 짜여진 기사로 주제가 지역기획보도로서 적절했다. 같은 부문 출품작 강원민방의 ‘무죄 그 석방이후’ 보도는 무죄 선고를 받고 석방된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피해자 입장에서 취재, 인권유린이라는 문제점을 잘 부각시켰으나 너무 일방적인 시각의 보도였다는 점에서 아깝게 탈락했다.

전문보도 부문 수상작인 경향신문 사진부 김정근 기자의 ‘사회의 무관심 속 고독한 투병’은 보도 사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잔향을 갖게 하는 데 보도 사진의 또 다른 힘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작품은 앞으로 신문 사진이 지향해야 할 한 부문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