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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여론의식 '말바꾸기'

'MBC 때문'서 '재출자 기관 감사목적' 바꿔

서정은 기자  2002.09.04 1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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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MBC 국감을 추진하면서 각계의 ‘보복성’이라는 비난 여론에 직면하자 “정부출연기관이 재출자한 기관에 대해 회계감사를 받게 하려고 감사원법을 개정하는 것”이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초 MBC를 국감 대상으로 포함시키기 위해 관련 법을 개정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혀왔다. 국감법과 감사원법뿐만 아니라 방문진법까지 검토하면서 MBC 국감을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해 왔고 이 때문에 특정 방송사의 보도를 통제하려는 정략적 의도라는 비난을 샀다.

실제로 한나라당 ‘편파방송특위’는 지난달 14일 제7차 회의에서 “MBC를 국정감사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하고 이를 위한 법률개정안 검토작업을 조속한 시일 내 마무리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편파방송특위’ 간사인 고흥길 의원실은 당시 “MBC 국감을 추진하기 위해 방문진법, 감사원법, 국감법 등 관련 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방송특위’로 이름을 바꾼 지난달 21일 제8차 회의에서는 “MBC를 국정감사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한 법률 개정은 법의 일반성과 현행법의 입법보강 측면을 고려해 감사원법을 개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각계의 비난 여론이 들끓자 말을 바꿨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MBC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감사원법 개정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일부 금융기관 등 50여개의 정부출연기관 등이 재출자한 기관에 대해 감사원의 회계감사를 받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MBC를 겨냥한 게 아니라 정부출연기관의 재출자 기관에 대한 회계감사가 목적이었다면 앞서 방문진법을 왜 검토했는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