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이 색다른 형식의 사설을 선보였다. 지난달 29일자 ‘이주일씨, 이젠 우리를 울리는군요’라는 제목의 이 사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네음절씩 끊어 4·4조의 운율을 맞추고 있다. 기승전결을 갖추고 주장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사설 형식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내부에서는 파격적인 형식이 신선했다는 반응이다. 이원섭 논설실장은 “글을 썼던 논설위원이 다르게 써보겠다는 의사를 비치긴 했지만 이렇게 파격적일 줄은 몰랐다”며 “엄숙하고 틀에 박힌대로 다루는 것보다 가슴에 더 와닿아서 거의 고치지 않고 내보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또 “사설이 나가고 지인, 독자들로부터 ‘사설이 좋았다’, ‘4·4조 맞추느라 힘들었겠다’는 등 평소보다 많은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글을 쓴 논설위원은 “어떻게 쓸까 감을 잡아보려고 김영임 씨의 회심곡을 듣다가 이 형식이 떠올랐다”며 “파격이다 싶었지만 이주일 씨 죽음에 대한 사설로는 적절할 것 같았다. 4·4조의 운율이 우리 정서와 맞아서 그런지 처음 써보는 형식이었지만 의외로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