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광주일보 사장이 대표로 있는 광일관광개발은 지난 4월 담양군 창평면 오강리에 8000평 규모의 미니골프장 건설을 시작했다. 지난 4월 11일 담양군청이 산림형질변경신청을 허가하면서 기초공사에 들어갔다. 현재 공사는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저지로 중단된 상태다. 김 사장측은 지난 92년에도 오강리에 정규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려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김 사장의 미니골프장 건설 추진에 대해 지역시민단체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 지역은 특히 넓은 의미의 가사문화권에 포함돼 있어 문화환경 훼손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의 이종우 씨는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지역은 가사문화권의 중심지는 아니지만 넓게는 문화권에 포함되는 곳”이라며 “가사문화권의 이미지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또 “군을 감시하며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환경 파괴를 지적해야 하는 신문사의 사장이 골프장 건설에 나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임동욱 광주전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위원장은 “개별기업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없겠지만 광주일보에는 대규모 감원을 하고 제대로 투자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사업에까지 나서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광주전남민언련은 12일 집행부 회의를 거쳐 입장을 정한 뒤 타시민단체 및 담양군 주민들과 연계, 골프장 건설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오강리 주민들은 지난 6월 29일부터 미니골프장 부지 입구에 천막을 치고 70여일이 넘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오강리 주민인 기우만 씨는 “마을 사이에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주민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지하수 고갈과 오염에 따른 식수 문제, 생태계 파괴, 지역내 위화감 조성, 농약으로 인한 농가 생산성 저하 등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니골프장이더라도 실제와 비슷한 모습을 갖추고 있어 피해가 따른다는 것이다.
더욱이 주민들은 김 사장측이 골프장 주변 부지 10만여평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추후에 정규골프장으로 규모를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상옥 광주일보 비서실장은 “골프연습장을 추진하려다 주민반대로 중단된 상태다. 골프장이 아닌 연습장인데 문제될 게 있느냐”며 “현재 골프장으로 확장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