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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직선제 폐지 논란

대한매일 임단협서 사측 요구

박주선 기자  2002.09.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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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매일 사측이 사실상 편집국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임면동의제를 도입하자는 안을 제시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 4일 임금단체협상 2차 본교섭 자리에서 현행 편집국장 직선제를 변경, 임면동의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유승삼 사장은 “언론사의 유일한 제품인 신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사장이 편집 방향에 대해 의견 개진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장과 교감할 수 있는 사람이 편집국장이 됨으로써 사장 의지가 지면에도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또 “사장 편집국장을 모두 직선하는 언론사는 전 세계적으로 경향 한겨레 대한매일 셋 뿐”이라며 “직선제의 가장 큰 폐해는 모든 선거가 그렇듯 분파가 생기고 후유증이 오래간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직선제를 유지한다고 사장의 경영철학을 지면에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제작회의, 리뷰회의 등에서 경영진이 지면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느냐”고 맞섰다. 또 “직선제의 문제는 있지만 우리는 한번밖에 실시하지 않아 경험이 일천하다”며 “어떤 유형의 사장이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힘들게 쟁취한 직선제를 흔드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노사는 11일 3차 본교섭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대한매일은 지난 2000년 10월 노사 합의로 편집국장 직선제를 도입했으며, 오는 10월 2기 직선 편집국장 선출을 앞두고 있다.

회사측 한 관계자는 “직선제의 폐해를 고려해 편집권은 보호하되 임면동의제 등 다른 안을 모색해보자는 것”이라며 “토론을 거쳐 직선제가 좋다면 그대로 가는 것이고 이견이 있으면 변경하자는 게 회사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