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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게시판 실명제 도입 추진

´언론 검열´-´올바른 글쓰기´ 논란

서정은  2000.11.17 2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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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언론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마련된 독자 게시판, 언론비판 코너가 강력한 여론형성의 장으로 떠오르면서 네티즌의 책임있는 글쓰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려는 노력이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한겨레와 iMBC는 9월부터 실명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아이디와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하는 인증 프로그램을 도입할 iMBC의 뉴스게시판 담당자는 “특정 욕설을 사용하면 게시판에 글이 올라가지 않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지만 이를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네티즌이 많다”며 “실명확인은 좋은 글을 살리고 건전한 토론을 유도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글 삭제를 언론 검열과 통제로 인식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올바른 글쓰기를 촉구하면서 실명제 도입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 언론사 인터넷 게시판에는 ‘욕설이 포함되거나 근거없는 인신 공격, 상업적인 글은 삭제한다’, ‘전혀 근거없는 일방적 비방 등은 관련법에 따라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등을 공지하고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한편 실명화 도입이나 특정 욕설을 가려내는 시스템 운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규칙과 제도를 적용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이사는 “실명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게시판은 익명성이 보장될 때 보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가능한 측면이 있다”며 “익명 게시판과 실명 게시판을 함께 운영해 각각의 장점을 살려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신문사 인터넷뉴스부 간부는 “특정 단어나 주제를 자동으로 삭제하는 프로그램은 전체주의적 발상이자 끔찍한 통제 메커니즘”이라며 “사람과 사람이 논쟁과 비판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글의 삭제나 게시가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소중한 학습이자 훈련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