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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소유구조 개편 '후 폭풍'

이길녀 회장 퇴진… 외부서 지분 참여

전관석 기자  2002.09.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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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무능 경영진 재등용” 반발 농성





경인일보의 소유구조가 대폭 개편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노사간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경인일보는 지난 13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전격적으로 열어 사장에 우제찬 전 사장, 부사장에 김화양 전 전무, 상임이사에 송광석 현 편집국장을 선임했다. 경인일보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직을 맡았던 이길녀 씨는 자신의 지분 54%중 18%를 제외한 36%를 내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이씨가 임명했던 김명수 대표이사 등 4명의 이사 역시 회사를 떠난 가운데 회사의 갑작스런 경영구조 개편과 전 사장단 복귀에 대해 노조측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이 내놓은 36%의 주식은 8인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양도돼 그동안 대주주 체제로 회사를 꾸려온 경인일보의 소유구조에 큰 변화가 생겼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인사는 송 국장을 포함, 수원지역 중소기업 경영인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며 한나라당 대변인이자 경인일보 본사가 소재하고 있는 수원 팔달구 지역구 의원인 남경필 의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본인은 부인하고 있다.

남 대변인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남 의원은 현재 아버지인 남평우 전 의원이 물려준 경인일보 소액지분 1% 가량 보유하고 있다.

송 국장은 “컨소시엄 참여인사들의 면면을 밝힐 수는 없지만 경인일보의 미래를 믿고 후원에 나선 지역 경영인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순기 노조위원장은 밀실계약 및 구 체제인사 복귀 등에 반발, 지난 15일부터 3일간 단식농성을 벌였으며 집행부도 새 사장단의 취임식이 거행된 16일 하루에 걸쳐 집단월차를 내고 농성에 참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12일 성명을 통해 “경영권을 장악한 새 주주들은 사업에 대한 방패막이나 민원용으로 신문을 활용하지 말라”며 “상여금 체불, 윤전기 교체 등의 현실을 감안할 때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컨소시엄에 참여한 인사들은 경인일보에 10억원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노조는 구 체제 인사의 현직복귀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새 사장은 적자투성이인 회사를 살릴 수 있는 비전과 능력을 가진 검증된 경영인이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전 사장이 그와 같은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라고말했다.

한편 현 경영진은 복귀 이후 부장급 이상 일괄사표를 받은 데 이어 16일 취임사를 통해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혀 회사가 술렁이고 있다.

노조는 추석연휴 직후부터 컨소시엄 명단 공개, 구조조정 반대 등을 요구하며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한다는 입장이어서 노사간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전관석 기자 sherp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