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미주판(초판)에 게재했던 이연홍 정치전문기자의 칼럼을 시내판에서 누락해 구설에 올랐다. 고정적으로 실리던 칼럼이 빠진 데다 칼럼내용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아들 정연씨의 병역비리를 다룬 것이어서 누락 배경에 더 큰 관심이 모아졌다.
지난 16일자 중앙일보는 ‘이연홍의 정치보기-병풍 대 풍문’을 미주 중앙일보로 보내는 초판에 실었다가 시내판에서 뺐다. ‘이연홍의 정치보기’는 월요일자에 격주로 실리는 칼럼이다. 이날 칼럼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아들 정연씨의 병역문제와 관련한 소문이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라며 한나라당이 감성적 측면을 접목해 병역 공방의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 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최근 정치판에 가시고기 같은 얘기가 돌고 있다. 진원지는 한나라당 몇몇 의원이다. 이후보의 아들 정연씨는 어려서 질환이 있었다 한다. (약의) 후유증을 줄이는 길은 체중 감량이었다. …그래서 기왕에 살이 빠졌으니 그것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 K의원과 P의원에게 취재한 결과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다. 적극적인 구전 홍보를 했던 거다. 일종의 여론조작”이라며 “감성적 측면을 접목하려 한 것이다. 감성의 이불이 본질의 바닥을 덮을 순 없다”고 지적했다.
기사 누락에 대해 이장규 편집국장은 “본인에게 얘기를 하고 기사를 뺐다”며 “기사를 뺀 건 칼럼으로서 함량이 미달됐기 때문이다. 병역문제와 관련된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이를 기사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또 “외부 압력이나 편견 때문에 기사를 뺀 것은 아니다. 국장 직권으로 뺐다”고 말했다.
이연홍 기자는 “기자에게 기사 몰고는 비일비재하게 생길 수 있는 일”이라며 “노코멘트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공보위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어느 당이든 소문을 기사화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대장에 있던 칼럼을 뺀 것으로 안다”며 “기사를 뺀 과정에 대한 해명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공보위에서 특별히 문제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