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직선제를 놓고 대한매일 노사간 의견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회사측은 편집국장 직선제를 임면동의제로 전환하자는 안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노조는 편집국장 직선제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세 차례 임단협 본교섭에서 노사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지난 23일 유승삼 대한매일 사장은 사내 전자게시판에 ‘나는 왜 편집국장 선출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가’라는 A4 3장 분량의 글을 띄워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 사장은 이 글에서 “신문사 경영은 신문제작과 결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경영에 성과를 거두려는 전문 경영자라면 당연히 지면에 관한 주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갖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장을 직선으로 뽑았는데 기관장을 또 직선으로 뽑는다면 선장과 기관장이 의견이 맞지 않을 때 배의 운명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지적하면서 “직선제 사장 아래서의 편집국장 직선은 사장의 인사권에 대한 명백한 제한”이라고 밝혔다.
유 사장은 “현 선출제도가 편집국에 분열상과 분파를 조성하며 후유증이 길게 남는다는 것을 타사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고, 선거의 속성상 인기영합이나 권모술수 합종연횡에 능한 지면제작 능력과는 별개의 인물이 편집국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커지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유 사장은 지난 16일 국실장 회의에서 “사장직을 걸고 직선제 개선을 주장하겠다”고 발언,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노조 역시 편집국장 직선제 수호를 위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지난 18일자 교섭속보에서 “불법선거운동이 벌어지는 등 직선제 폐해가 생기는 것이 직선제라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성숙하지 못한 문화 때문”이라며 “사측은 그런 풍토를 어떻게 개선할까 고민하지 않고 우리의 덜 성숙함을 직선제라는 제도의 문제로 몰고 간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제작회의 리뷰회의 등 사장이 의견을 지면에 반영하는 장치는 많다”며 “사장직에 누가 올지 모르는데 그로 인한 부작용을 견제할 제도를 반납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