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국내 신문사에서는 처음으로 카이로에 특파원을 파견하고, 외환위기 당시 철수했던 런던·모스크바 특파원을 부활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카이로·모스크바 특파원은 기존처럼 내부에서 파견하는 대신 국내외에서 공개 모집하고 있다. 외국 국적자까지 지원이 가능한 파격적 방식이다.
배명복 중앙일보 국제부장은 “외신을 통한 간접보도를 하기에는 중동지역에 이슈가 많고, 이슈의 심각성과 비중이 크다”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이라크, 아프리카를 같이 커버하고, 특파원 신변 문제를 고려해 카이로를 상주지로 정했다”고 밝혔다. 배 부장은 또 “모스크바·런던 특파원은 외환위기 때 철수했던 것을 재개하는 의미가 있다”며 “파견 시기는 가급적 앞당기려는데 이르면 연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앙일보의 특파원 파견 지역은 뉴욕 워싱턴 도쿄 베이징 홍콩 파리 베를린 등 7개 도시에서 10개로 확대되며, 특파원 수도 10명에서 13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홍석현 회장은 이와 관련, 지난 19일 중앙일보 창간 37주년 기념식에서 “이제는 형식이 아닌 내용의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며 “해외특파원을 신설 또는 재파견하는 것도 신문의 질적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뜻”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허남진 편집국장대리는 “일류신문을 지향한다면 내부 취재망을 선진언론에 걸맞게 만들어야 한다”며 “외신이 아닌 우리 시각으로 취재하고 보도할 수 있도록 해외취재망을 넓혀가자는 게 내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특파원 파견과 함께 뉴욕 LA 워싱턴 시카고 등 미주지사의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중앙일보는 지난 17일자 사고를 통해 카이로·모스크바 특파원 공개 모집을 시작했다. 응모자격은 현지어와 한국어에 능통하고 정세에 밝은 자로 외국 국적자도 가능하며 기간은 내달 2일까지다.
배 부장은 “카이로는 현지어의 특수성 때문에 내부에서 적임자를 찾기 어려워 전문기자를 채용했던 것처럼 문호를 확대하기로 했다”며 “채용시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기자로서 지역전문가가 되겠다는 의지와 언어 정세파악 기사작성 능력 등의 자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