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상 심사평] 일 앞선 고이즈미 방북보도 '흐뭇'

지역취재·전문보도부문 '흉작' 아쉬워

윤혜원 심사위원  2002.09.25 00:00:00

기사프린트

제144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후보로는 5개부문에 27편이 올라 취재보도부문과 기획보도부문, 지역기획보도부문에서 각 1편의 수상작을 냈으며 지역취재보도부문과 전문보도부문에서는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8편의 후보작이 출품된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일본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계획을 국내 언론사는 물론 일본 언론사들보다도 앞서 가장 먼저 보도한 문화일보 이병선 도쿄 특파원의 `김정일 내달 부산 방문설-고이즈미는 내달 17일 방북’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에 뽑혔다. 이 기사는 마감시간을 30분 앞두고 피말리는 확인작업 끝에 따낸 세계적인 특종이었으나 편집과정에서 고이즈미의 방북보다 김정일의 부산방문에 무게를 둬 제목을 뽑은 것은 옥에 티가 아니었나 하는 지적이 있었다. 미라지 카지노 아시아담당 매니저였던 로라최 단독인터뷰를 통해 검찰수사를 두 번이나 피해갔던 장존 사건에 대한 방대한 물증을 확보, 특종 보도했던 대한매일의 `장존은 장재국씨였다’도 1심에서 평균 8.4의 높은 평점을 받고 2심에 올랐으나 과반수 득표에는 못미처 아깝게 탈락했다.

기획보도부문에는 8편이 출품돼 SBS의 `말기암도 고칩니다-K한의원의 실체’가 역시 만장일치로 수상작이 됐다. 일부 방송과 신문 및 잡지에 소개돼 전국의 암환자 1000여명이 몰렸다는 서울 강남 K한의원의 치료법이 사실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나 보건당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점 등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암환자들을 현혹하는 한의원의 실체를 낱낱이 고발한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달 지역취재보도부문은 흉작이었다. 우선 출품작이 4편으로 적은데다가 출품작 가운데 상을 받을만한 수작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지역기획보도부문에서는 괄목할만한 출품작이 적지 않았다. 8편의 출품작중 1심에서부터 심사위원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8.6)를 받은 목포MBC의 `80년간의 전쟁’은 소나무의 에이즈로 불리는 치명적인 산림병해충 재선충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1년 6개월여에 걸쳐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호주에서 꼼꼼하게 자료를 챙기고 취재를 해 한국의 산림병해충과 검역 시스템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킨 역작으로 평가받아 2심에서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뽑혔다. 최종심에서 아깝게 탈락하기는 했으나 원주MBC의 `벼랑끝 고랭지 농업’도 강원도내 고랭지 농업의 위기를 실태에서부터 원인·대안에 이르기까지 9회에걸쳐 체계적으로 심층보도한 수작이었다.

한편 8월의 집중호우와 관련한 사진보도작들이 출품된 전문보도부문에서는 상을 받을 만한 작품이 없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