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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경씨 '끝없는 욕심'… CBS 파업

이사회 '서면투표' 강행 맞서

서정은 기자  2002.10.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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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경 전 사장의 3연임 시도로 노사 갈등을 빚어온 CBS가 사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 소집, 서면투표 강행 등 잇따른 무리수로 6·26 합의 15개월 만에 또 다시 극심한 노사 대립에 휩싸였다. 지난 2월 결렬된 임금협상으로 파업을 예고하고 있던 CBS 노조는 권 전 사장의 3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으며 재단이사회의 서면투표를 저지하기 위해 1일부터 전 조합원의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등 총력 투쟁에 나섰다.

CBS 재단이사회는 지난달 30일 사장 선임 및 이사장 선출을 안건으로 이사회를 소집했으나 노조의 저지로 무산되자 서면투표를 강행했다. 재단이사회는 이사회 무산 직후 △사장·이사장을 서면으로 뽑을 것인지를 묻는 찬반 투표 용지 △사장 선출 투표 용지 △이사장 및 이사회 임원진 투표 용지 등 5장의 투표 용지를 이사들에게 발송, 오는 5일까지 결과를 보내달라고 통보했다.

CBS 노조(위원장 황명문)는 이와 관련 “재단이사회가 6·26 합의를 무시하고 권호경 전 사장의 3연임을 강행하는 것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 CBS정상화를 위한 기독교대책위 등도 각각 성명을 내고 6·26 합의 이행, 표용은 이사장 퇴진, 권 전 사장 3연임 시도 중단 등을 요구했다.

CBS 재단이사회가 이처럼 노조의 반발과 기존 합의를 무시한 채 사장 선임 절차를 강행하는 이유와 관련, 표용은 재단이사장이 자신의 임기가 만료되는 10월 5일 전에 권호경 전 사장의 3연임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표 이사장이 권 전 사장의 3연임을 통해 계속 종신 이사로 남아 CBS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개월 동안 CBS 노조는 6·26 합의 당시 이사회 대표 4인과 직원 대표 3인으로 구성하기로 한 ‘사장 청빙위원회’가 인사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사회의 주장에 따라 직원 대표를 3인에서 2인으로 줄이고 외부 전문가를 1인 포함시키는 ‘추천위원회’로 바꾸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 이사회 임원진을 개편하고 개혁안을 통과시켜 이에 따라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된다면 노조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혀왔다. 실제로 지난달 5일 재단이사회가 쇄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장 선임 방법 등 CBS 개혁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나서자 노조는“쇄신위가 대화를 제의해 올 경우 수용할 방침”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조와 대화 없이 쇄신위는 8개항의 개혁안을 마련했고 표용은 재단이사장은 사장 선임 및 이사장 선출이라는 2개항만을 받아들여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소집했으며 노조의 저지로 무산되자 서면투표라는 무리수를 던졌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