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판이 가히 `난장판’이다. 그런데 요즘 일부 언론의 보도태도는 이러한 정치권에 대한 비난이 무색할 정도로 진흙탕 속으로만 깊게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른바 `조중동’은 대선을 앞두고 폭로공방에 열중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기는 커녕 마치 정당(政黨)인양 일방적인 주장으로 지면을 도배하며 편파성을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이들 신문은 신도시 아파트촌에서 `공짜 자전거’를 뿌리며 신문판매시장까지 흐려놓고 있어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우리는 최근 조중동이 보여주고 있는 이른바 `쌍따옴표 보도’는 언론의 생명인 공정성과 객관성을 훼손하는 일방적 여론몰이로서 나아가 한국언론 전체의 공신력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사태로 판단한다. 이 정도면 언론단체로서 수치심을 느낄 정도다. 국내 신문 판매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조중동은 최근 정쟁이슈가 터질 때마다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일단 쌍따옴표를 내세워 의혹 부풀리기에 합세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말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이 국감에서 제기한 `현대상선 4천억원 의혹’을 최근까지 6~8회씩 1면 머리로 보도했으며 아예 처음부터 ‘북한송금’에 초점을 맞추거나 이를 기정 사실화했다. 그간 현대상선과 산업은행측의 문제점이 발견됐으며 정부의 대응태도도 옳지 않았다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북한송금 여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이는 다른 언론매체와 확연히 비교되는 보도 태도였다.
이들은 `김대업 테이프 조작’과 `한철용 소장 폭로’ `노벨상 로비의혹’ 등을 다룰 때도 이를 대서특필하며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의 주장을 대변하는데 앞장섰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예단’이 맞지 않거나 여론이 호응하지 않자 `아니면 말고’ 하는 식으로 살짝 꼬리를 내렸다. 어느 나라 언론인지 의심스러운 경우도 많았다. 평소 `안보 알레르기’ 증상까지 보였던 조선일보는 군기(軍氣)을 생명으로 여기며 모범을 보여야할 현역 장성의 집무태도는 문제삼지 않은 채 폭로내용을 부풀리며 국방부를 공격하는데 앞장서 과연 적군과 아군 중 누구를 이롭게 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우리는 조중동의 이같은 보도태도가 각 사의 사시(社是)에도 배치될 뿐만 아니라 사실관계 확인이 철칙인 언론의 ABC도 지키지 않은 대단히 `정략적인 보도’라고 판단한다. 여론을 왜곡시키고민주주의의 근간인 민의(民意)까지 왜곡시킬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우리는 언론이 금도를 넘어 사익 지키기나 분풀이, 정권창출 등을 위해 필봉을 무기로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여론몰이를 할 때 그 신뢰성을 잃고 국민들로부터 외면 당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 사회의 공기(公器)임을 망각한 언론은 그 순간부터 이미 언론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