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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로비'보도

중앙, 자회사 뉴스위크 단독보도 불구 "팩트 부족" 신중처리…

박주선 기자  2002.10.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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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동아는 대서특필





중앙일보가 자회사인 뉴스위크 한국판이 단독보도한 ‘김대중 대통령 노벨상 수상 로비 의혹’에 대해 타사보다 작게 처리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중앙일보는 지난 10일자 3면 오른쪽 3단 상자기사에 ‘“최규선씨 해외 인맥 동원 김대통령 노벨상 로비했다”’는 제목으로 뉴스위크 한국판이 공개한 최씨의 노벨상 수상 로비를 위한 계획문건을 인용보도했다. 이는 1, 3면에 걸쳐 최씨 프로젝트 내용을 상세히 전한 동아일보, 조선일보와 기사비중, 기사량에서 크게 차이가 났다. 동아일보는 관련기사로 3면 전체를 할애해 ‘노벨평화상 선정위원을 잡아라/1인당 최소 3명씩 맨투맨 로비’ ‘문건보도 뉴스위크지 하루늦게 인쇄 발매/박지원씨 표지사진 삭제된 듯’ ‘M프로젝트 전문 요약’ 등을 실었다. 조선일보는 3면 4단 전체에 프로젝트 내용을 요약하고 청와대 압력으로 기사 내용이 일부 바뀌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별도기사로 실었다.

내용면에서도 동아일보가 기사 첫 머리에 “최규선 대표가 국민회의 총재보좌역 시절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위해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시도한 사실이 그가 작성한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고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데 반해 중앙일보는 “최규선 대표가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위해 로비를 한 것으로 9일 발간된 뉴스위크 한국판이 보도했다”고 간접 전달했다.

중앙일보가 이같이 보도비중을 크게 두지 않은 데는 뉴스위크측 기사 팩트가 불충분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국 국장급 한 간부는 “최규선 프로젝트가 시사하는 바가 크고 로비 의혹의 개연성은 있지만 최씨 프로젝트와 현 정권과의 연결고리가 명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위크측에서 잡지 발행 전에 기사를 편집국에 넘겨줬지만 타 매체보다 빨리 보도하지 않은 것도 이런 판단에서였다. 오히려 뉴스위크측에 표현이 단정적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해 뉴스위크 기사가 일부 수정되기도 했다.

이장규 편집국장은 “최규선 프로젝트가 얼마나 실행이 됐는지 로비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해 좀더 검증이 됐으면 했다”면서 “이런 판단과 단정적인 표현을 고쳤으면 하는 뜻을 뉴스위크측에 전달했고 그쪽에서도 받아들여 중립적인 쪽으로 표현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