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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세습' 태풍의 눈

윤석민씨 태영 최대주주 부상… SBS 경영권 관심

서정은 기자  2002.10.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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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협·노조 “족벌경영 안돼”



SBS의 최대주주인 (주)태영의 최대주주가 윤세영 SBS 회장에서 외아들 윤석민 SBSi 대표로 바뀌면서 윤 대표의 SBS 경영참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태영은 지난 23일 윤세영 회장의 주식 113만2123주(14.82%)를 장남 윤 대표 외 1인(며느리 이상희)에게 전량 증여해 최대주주가 윤 회장에서 윤 대표로 변경됐음을 공시했다. 이로써 윤 대표는 85만1280주(11.14%)에서 190만8403주(24.98%)로 지분이 늘어나 태영의 1대 주주가 됐다.

윤 대표가 태영의 최대주주로 바뀌면서 SBS 안팎에서는 윤 대표의 SBS의 경영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 대표는 앞으로 SBS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로써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됐고 이에 따라 SBS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입지와 명분을 더욱 굳혔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SBS 내부에서는 SBS의 목동 신사옥 입주 시기인 2004년 봄 경에 윤 대표가 SBS로 돌아올 것이라는 설이 무성했다. 그러나 최근 갑작스럽게 태영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복귀 시점이 앞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윤석민씨가 대표로 있는 SBSi가 오는 12월 코스닥 등록 심사를 재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스닥 등록을 기점으로 경영능력이 검증됐음을 증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내년 3월 SBS 정기 주총에서 회장 또는 부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SBS 한 관계자는 “SBSi의 코스닥 등록 여부가 윤 대표의 SBS 진입 시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윤 대표가 SBS로 복귀해도 윤 회장이 당분간 보호막이 돼 줄 것이다. 윤 회장과 윤 대표가 SBS의 명예회장과 회장 또는 회장과 부회장 구도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동안 윤 대표의 SBS 경영 참여는 족벌경영, 세습경영이라는 비난에 직면하면서 순조롭지 못했다. 윤 대표는 지난 96년 SBS 이사대우 기획편성부본부장으로 경영에 참여했으나 98년 아트텍과 뉴스텍 분사 과정에서 족벌경영을 비판하는 노조의 반발로 퇴진했으며 지난 2000년 봄에도 비상임 이사로 복귀하려다 무산된 바 있다.

따라서 윤 대표가 SBS 경영에 복귀할 경우 공공전파인 지상파 방송사의 경영세습 문제, 소유와 경영의 분리 문제 등이 또 한차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SBS·아트텍·뉴스텍 노조, SBS기자협회·P협회·기술인협회 등 SBS 노조와 직능단체들은 이와 관련 지난 28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윤 회장이 지난 90년 국감에서 언급했던 지상파 방송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원칙’을 재확인한다”며 “사기업 태영의 소유권 이전 문제와 공공성을 강조해야 할 SBS의 경영권은 별개의 문제로 인식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지상파 방송 SBS의 공공성을 해칠 수 있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대하며 투쟁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