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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도 룰이 있다"

노무현 후보 미디어자문위, 비방성 질문 자제 호소

박주선 기자  2002.10.30 13: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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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도 룰이 있다.”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 미디어자문위원회가 노 후보 인터뷰와 관련, 일부 언론의 질문이 지나치게 편파적이거나 인신공격적이라며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미디어자문위원회는 지난 29일 노 후보 홈페이지 ‘언론 바로보기’ 코너에 구체적인 질문 사례를 적시한 글을 띄웠다. 다음은 사례로 소개한 한 일간지의 서면 질문. “우리사회 주류를 결집시키고 있는 이회창 후보가 집권하면, 사회적 갈등은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햇볕정책을 예로 들면 야당이 될 민주당은 햇볕정책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회창 대통령’은 오히려 안정되게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미디어자문위원회는 “이 후보가 주류를 결집시키고 있는지, 주류를 결집시키는 것이 갈등을 줄이는 것인지, 민주당만 햇볕정책을 반대하지 않으면 이 후보가 안정적인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질문”이라고 반박했다.

유력 주간지의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갈 때는 그리 잽싸더니 왜 다른 사람은 이리 못 찾아가는지?”라는 질문은 원색적이고 자극적이어서 듣는 사람이 무안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모 방송 토론에서는 한 언론인이 조선일보의 오보를 확인도 없이 되물어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을 계속했지만 말실수 해놓고 그 말을 뒤집는 사람의 이미지만 남게 됐다고 토로했다. “인터넷에서의 후원성금에 고무돼 있는데 기존 지지자들, 자기들끼리 다 하는 것 아닌가” 등 어느 지역 언론의 비아냥거리는 질문도 사례로 소개됐다.

미디어자문위원회는 “일부 언론의 이같은 질문은 언론의 공정성을 돌아보게 한다”며 “일부 언론이 노 후보에 대해 편견·오해·잘못된 정보를 기정사실로 삼아 질문을 던져 놓고, 이를 철저한 후보검증으로 착각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노 후보측 한 관계자는 “언론의 인터뷰, 토론은 유권자를 대신해 후보를 검증하는 것인데 일부 언론은 검증과 편견에 대한 공격을 혼돈하고 있다”며 한 예로 “‘상고출신 대통령은 한번이면 된다는 의견이 있다’는 질문은 취재원에 대한 인격모독”이라고 밝혔다. 또 “더 큰 문제는 일부 언론의 오보를 기정사실화해 질문하는 것”이라며 “후보가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궁색해지고 질문 자체가 유권자들의 판단 출발점이 된다”고 말했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r.kr